오늘은 절기상 大寒이다. 大寒은 이십사절기인 小寒과 立春 사이에 들어있다. 한해를 이십사절기로 나누었을 때 절기의 끝에 자리 잡은 것이 大寒이다. 大寒이란 겨울 중에 최고로 춥다는 시기다.
겨울의 대명사인 大寒이 지나면 봄이 시작된다는 立春이 다가온다. 大寒이 춥다고는 하지만 날씨는 그리 춥지가 않다. 지구가 온난화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눈이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시베리아의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도 춥지 않은 어중간한 날씨다.
겨울 날씨가 어중간한 이유에는 중국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도 한몫 거든다. 하늘의 공기가 맑은 것 같은데 안개도 아니고 먼지도 아닌 뿌연 것이 며칠간 하늘을 뒤덮고 있다.
사람들은 날씨가 추운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미세먼지 상태가 좋은가 나쁜가를 살펴 외출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겨울이면 집 밖에 나갈 때 장갑에 털모자나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제일 먼저 챙겨야 한다.
겨울의 끝자락을 가리키는 大寒이라지만 추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중에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한가를 걱정하는 세월이다. 우리나라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먼지 해결책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거나 시베리아 고기압권인 찬 공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권 대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오지 않으면 중국 등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없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한 나라의 환경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미스터리 과제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자체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정책도 별로 없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라고 해봐야 차량 2부제 시행이 전부다.
이전에는 공장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 배출을 걱정하며 지냈다. 지금은 발생 원인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근심과 걱정만 늘어간다. 그리고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해결하는 정책이나 수단도 마땅하게 없어 보인다.
그에 따라 국민만 불안한 가슴을 떠안고 하루하루 미세먼지에 볼모로 잡혀 살아가는 형국이다. 정부에서 범정부적으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지만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웃 나라인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구나 위성을 개발하여 원인을 밝혀내야 하는데 원인을 밝혀내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설사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밝혀낸다 해도 우리나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것이 정책의 한계다. 현재 우리나라 상공에 부유하는 미세먼지는 중국, 북한, 몽골과 러시아 등 국제적인 공조하에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발생시킨 국가에서 국제공조에 동참하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도 없어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국민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성화다.
大寒인 오늘은 오후부터 시베리아 고기압권의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고 한다. 시베리아 고기압 대기권이 내려와야 미세먼지가 줄어들고 공기가 맑아질 것이란 소식을 전하는 일기예보가 오늘의 현주소다.
미세먼지 해결책을 인공이 아닌 자연현상에 의존하는 꼴이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데 이제는 살기 좋은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로 살기 좋지 않은 나라가 될 것 같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하늘은 맑고 높으며 백의를 숭상하는 살기 좋은 나라가 하늘에 미세먼지가 뿌옇게 낀 나라로 바뀌면 큰일이다. 미세먼지는 겨울뿐만 아니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해서 문제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은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데 춥고 눈이 쌓이는 것을 걱정해야 할 시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싸워가며 하루하루 사는 신세다. 오늘도 겨울의 추위보다 미세먼지가 언제쯤 대기 중에서 줄어드나 하는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아침의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