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신 축하해요

by 이상역

<막내가 보낸 편지>


아빠 잘 지내고 계시죠?


자주 보고 싶은데 2주에 한 번씩 뵙네요. 아빠도 저처럼 마음이 급하시겠죠. 제 취업도 아빠 정년퇴직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제가 취직 잘하면 어머니 아버지도 편안해지겠죠.


아빠. 타블로 아시죠. 타블로랑 아이유가 앨범을 냈는데 제목이 연애소설이래요. 거기 가사 중에 ‘감사했어, 한평생 무수한 걸 짓고 무너트렸는데 네 손이 내 손에 정착한 것을’이란 내용이 있는데 많이 와닿더라고요.


엄마랑 아빠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어울리는 가사지만 저도 그 말처럼 감사해요. 그동안 30년 넘게 많은 것을 만들고 또 부수었을 젊은이가 제 아빠로 와준 것을요.


전 아직도 처음 만났던 25년 전 아빠보다 젊어요. 제가 아빠를 오롯이 이해할 수 없더라도 노력해야겠죠. 아빠도 제가 어렸을 때 그러셨을 테니까요.


외국영화를 보면 외계인의 침략과 같은 외계인 영화가 많잖아요. 그런 장르를 SF영화라고 하는데, 그걸 제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근데 그런 영화들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함부로 외계의 문명에 도움도 침략도 하지 말라는 것 같아요. 기술이 아무리 뒤처져도 그건 그들의 운명이지 막무가내로 돕다간 어떤 결말이 초래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어리다’라는 것도 어쩜 그런 것 같아요. 그들 인생에 함부로 영향을 주면 그게 어떤 결론으로 도래할지 모르는 거니까요. 무섭고 두렵겠죠.


요즘 육아 프로그램이 참 많던데, 엄마 아빠도 그러셨겠죠. 지금 내가 선의로 한 것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는 몇십 년 후에는 모를 수 있으니까요.


아빠 생신을 축하한다는 편지에 제 사색만 그득하네요. 생신을 축하드려요. 그리고 새해엔 저와 아빠께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요. (2018.1.21. 막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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