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협회를 퇴사하고 고용 24에 접속해서 구직 신청과 온라인 교육을 받았다. 협회에서 고용보험 상실 신고와 이직확인서가 고용센터에 제출되지 않았지만 미리 구직 신청과 교육을 받아 두었다.
나이 들어 나를 받아 줄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신고를 해야 하는 절차다. 삶에서 직업을 잃는다는 것은 가슴에 허전함도 생기지만 늘 미련이 따른다.
삶이란 바다에서 언제까지 직업을 찾아 거리를 방황해야 할까. 굳이 직업을 찾지 않아도 되지만 사람의 몸은 늘 하던 버릇이 습관처럼 남아 있어 무엇이라도 찾아서 해야만 한다.
몇 해 전 공직에서 물러나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자 몸이 근질근질하고 밖에 나가 무엇이라도 해야 마음이 풀릴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어서 오라고 맞아 주는 곳은 없다.
쉬는 것도 고역이고 무엇을 하지 않고 빈둥빈둥 거리를 다니는 것도 고역이다. 물론 내가 백수로 빈둥거린다고 흉보는 사람은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는 것은 이리저리 눈치를 보게 된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젊은 시절에 비해 어깨에 짊어진 마음의 부담은 덜하지만 그동안 경험과 경력을 살 릴 수 있는 일거리를 구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삶은 언제나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이전의 세대에서는 생명의 기간이 짧아 퇴직하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퇴직해도 일할 수 있는 젊은 아저씨다.
몇 년 전 고용 24에 학력이나 일자리를 구하는 사항을 입력해 두었더니 그대로 남아 있어 이를 수정해서 고용센터에 제출했다. 구직 신청과 함께 이력서를 제출하자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나이가 들어 직업을 다시 구하려니 내 신세가 참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도대체 몇 살까지 직업을 구해서 일을 해야만 하나.
지금도 일하지 않고 집에서 쉬어도 별 무리는 없을 듯하다. 사람의 몸은 집에서 쉬면 몸의 구석구석이 근질거리고 자꾸만 어딘가로 나가려는 습성이 잠재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직업을 구하게 된다면 다섯 번째다. 사람은 늙어서 죽을 때까지 일만 하다가 살아가야 할까. 그렇다고 돈이 많아 일하지 않고도 먹고살만한 재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사람은 일에 매몰되면 정서나 감정이 메마른다. 그간 일하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려고 했는데 그런 시간이 나지 않았고 직장 사람들과 여기저기 어울리다 보니 몸도 게을러졌다.
그나마 도서관이 옆에 있어 산문이나 수필이나 시집을 빌려다 읽곤 했는데 근래 들어 책을 읽은 적이 별로 없다. 글은 그냥 써지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에 정서와 감정이 차 올라야 좋은 글과 따뜻한 글이 써진다.
직업을 구하는 것에 너무 매달리지 않고 좋아하는 책도 읽으며 글이라도 쓰려고 한다. 언젠가 직업을 구하게 되면 일을 하고 구해지지 않으면 여유롭게 글도 써가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