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불혹의 세월이 되어간다. 그 기간에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서 양육과 교육을 마치고 나자 내가 걸어온 결혼이란 제도를 선택하려고 한다.
첫 아이는 그나마 직장에 적을 두었던 시절에 결혼해서 자신의 둥지를 찾아 떠나갔고, 이번에는 막내가 자신의 둥지를 찾아 떠나기 위해 하나둘 준비하고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결혼은 낯선 타인과 만나서 보금자리를 이루고 인생이란 항구를 나서는 돛단배다. 그 돛단배가 항구를 나서려면 많은 것을 차리고 준비를 해야 한다.
배가 정착할 항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행복으로 가는 항구를 출발하기 전에 실어야 할 짐이 많아 사전에 하나하나 챙겨가며 준비해야만 한다.
엊그제는 막내가 타려는 인생의 돛단배가 새로운 출발에 앞서 양가 부모가 만나는 상견례를 가졌다. 서울 송파의 방이동 식당에서 양가 가족이 만나 조촐한 모임을 갖고 식사를 나누었다.
상견례 자리는 언제나 낯선 남녀의 맞선처럼 분위기가 어색하고 서먹서먹하다. 하기사 양가 부모와 가족이 처음 얼굴을 맞대면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먼저 양가 가족의 소개를 한 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돈네는 광주에서 사십여 년 전에 성남에 올라와서 자수성가 한 분이다.
바깥사돈은 다섯 남매에 막내란다. 첫인상이 수더분하고 옹졸해 보이지는 않는다. 상견례 자리가 처음이라 전날에 잠도 못 자고 와서 잔뜩 긴장하고 계셨다. 사돈의 긴장도 풀어 줄 겸 술을 시켜서 같이 서너 잔을 마셨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선이 고향인 안사돈은 차근차근 말을 잘하신다. 사돈 되실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돈네가 우리 막내를 잘 보아주고 예뻐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두 사람이 사랑도 하고 마음이 맞으면 좋은 만남인데 양가 어른이 두 사람을 좋아해 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막내는 사돈네뿐만 아니라 장흥에 사는 사돈댁 고모도 이미 만난 것 같다.
상견례는 양가 가족이 만나 인사하고 두 사람이 자라온 환경이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식당에 앉아 있는 시간제한으로 식당을 나가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카페에 가서는 둘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 세 시간에 걸쳐 상견례를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금년도 구월에 예식장의 음식 시식할 때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누었다.
이제 막내는 가정이라는 바다의 항구를 나서는 돛단배에 큰 짐을 실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작은 짐을 싣고 돛을 올려 밴드에 맞추어 축복의 노래를 부르며 항구를 나설 채비를 해야 한다.
방이동에서 사돈네와 맞선 같은 상견례를 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막내가 무탈하게 결혼해서 하루빨리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아가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남은 기간에 막내에게 결혼할 때 하나라도 더 살림을 챙겨주어 출발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힘껏 밀어주고 열심히 응원해서 결혼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