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롱 고로롱 쌔쌔 코 풍선 소리
하늘 위로 팔 올리고 나비잠 자는
굄 받이 우리 아기 코 고는 소리
고로롱 고로롱 푸푸 입 풍선 소리
살짝 꿍 여우볕 쬐며 꾀잠 자는
애교쟁이 울 별이 코 고는 소리
고로롱 쌔쌔 푸푸 아이쿠, 잠 깰라
다 같이 쉬 잇~~~('낮잠' 시인 서연이)
시인은 아기가 곤하게 낮잠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다. 아기가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고르롱 거리는 숨소리와 코와 입으로 연신 풍선 소리를 내는 것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아기를 키우는 사람은 아기의 낮잠 시간에 맞추어 생활해야 한다. 아기의 잠자는 시간을 놓치거나 잠을 자지 않으면 밤에 자는 시간에 영향을 주고 잠자는 흐름이 흐트러지면 생활의 질서도 무너진다.
아기는 말을 하지 못해 어떠한 말도 주고받을 수 없다. 그저 표정과 얼굴 상태를 보아가며 낮잠을 자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아기와 함께 하는 생활은 매일매일 잠과 먹는 것과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아기가 하루라도 낮잠을 자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어디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갖은 상상을 한다. 시에서 시인은 그런 걱정을 하지 말라는 듯이 아기가 낮잠에 흠뻑 빠져 자는 모습을 정겹게 형상화했다.
오늘도 손주의 낮잠을 재우기 위해 딸네 집에 들렀다. 딸네 집에 들어서자 손주가 어디를 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 이십 여분 기다리자 어디를 갔다 오는 것인지 들어오면서 흥얼거린다.
손주에게 "어디 갔다 왔어요?"하고 묻자 손주는 빙그레 웃는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손주가 잠시 놀다 맘마를 먹고 낮잠을 잘 시간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어깨띠를 걸치고 손주에게 밖에 나가 "삐요 삐요"를 보러 가자고 유혹했다. 그러자 손주가 밖에 나간다고 하길래 손주를 어깨띠에 걸치고 우산을 들고나갔다.
손주는 밖에 나오면서 연신 "삐요 삐요"를 보러 가자며 조른다. 그런 손주를 데리고 달래면서 트로트 노래를 불러주며 한걸음 한걸음 발자국을 내디뎠다.
손주가 잠을 자는 패턴은 엇비슷하다. 어깨띠를 두르고 손주를 안고 밖에 나오면 손주가 얼굴을 내 몸에 기대면 얼마 있다 잠을 자겠다는 신호다. 그리고 손주는 집에서 밖으로 나오면 신이 나서 발길질을 해댄다.
그런 손주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휘휘 돌면 잠을 자기 시작한다. 손주가 잠에 빠지면 발길질을 멈추고 새근새근 숨을 쉬는 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시인의 표현처럼 손주가 고로롱거리거나 입이나 코로 풍선 소리를 내며 자지는 않는다. 그러면 손주를 웅크려 안고 빠른 걸음으로 딸네 집에 들어가서 낮잠을 재운다.
손주가 제법 성장해서 그런지 낮잠을 자지 않으려 버틴단다. 할아버지와는 잘 자는 것 같은데 딸과 사위는 잘 재우지 못하는 것 같다.
며칠 전 쪽쪽이를 입에 물고 자는 것을 고쳤는데 손주가 성장의 과도기에 들어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딸과 사위는 손주가 낮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서 걱정이란다.
손주를 재우고 집에 가기 위해 이것저것 챙겨 들고 딸네 집을 나섰다. 손주가 자기 방에서 새근새근 낮잠을 자는 것을 바라보면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고 마음은 편안해진다.
손주가 낮잠을 자기 시작하면 집안사람들은 몸의 움직임도 발자국도 조심조심해야 한다. 손주가 잠을 깨지 않게 전화가 오면 목소리를 잔뜩 낮추고 서로 할 말이 있으면 귓속말로 소곤소곤 댄다.
요즈음 손주가 말문이 트여간다. 엄마와 아빠 이름에 할아버지 이름도 어떻게 알았는지 부른다. 그리고 옆에서 엄마 아빠가 하는 말도 곧잘 따라 해서 손주 옆에서 말조심을 해야 할 때다.
오늘 손주의 낮잠을 재우고 나자 무슨 큰 일을 한 것처럼 마음이 안정되고 든든해진다. 딸네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고 내일은 손주를 어떻게 재울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차의 악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