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돌이는 호랑이 새끼를 말하고 서울올림픽에서 마스코트로 사용되어 국내외에 알려졌다. 반점은 중국음식을 파는 식당인데 상호인 호돌이 반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도 상호로 사용했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된 계기가 서울올림픽이다. 올림픽은 단순하게 스포츠 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변혁을 가져오는 국제적인 스포츠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찾아와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보고 갔다. 한국을 전 세계에 내보임으로써 아시아 변방에서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중국 음식점 이야기를 하다 올림픽으로 이야기로 옮겨졌다. 호돌이 반점에서 직장을 퇴직한 동료를 만나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며 음식맛도 좋았다는 말을 하려던 참이다.
모처럼 저녁을 먹으려고 모였는데 동료들도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나는 동료를 만나자마자 "귀향을 달래는 여울진 노랫가락"이란 수필집을 한 권씩 동료에게 나누어 주었다.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수필집을 나누어주니 모임이 따뜻해지고 이야기도 풍성해진다. 동료는 "언제 이런 글을 썼느냐", "직장에 다닐 때 홈페이지에 글 올린 사람 아니냐", "잘 읽어보겠느라" 등등 말이 오고 갔다.
같은 직장에서 함께 머물렀던 동료와는 이야기가 많아진다. 직장에 대한 정서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그런 것이겠지만 다섯 명이 모여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동료 중에는 얼굴을 알고 지낸 사람도 있고 처음 만난 얼굴도 있다. 직장이란 연대의식과 함께 근무했다는 추억이 얼굴을 알고 모르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 듯하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는 비슷비슷했다. 직장에 근무하던 시절 밤을 새워 일한 기억, 직장에서 일어난 사건과 사고 소식, 직장을 퇴직한 사람의 근황, 재취업 등 이런저런 말들이 오고 갔다.
그날 모임은 K가 주도했다. K는 직장을 물러난 사람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 같다. 나는 거의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고 있는데 K는 아는 사람이 많은지 모임을 주선해 퇴직한 동료들을 만난다.
강남의 호돌이 반점에서 두 시간 동안 서로 얼굴을 대면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직장에 근무하던 시절처럼 친근하게 다가왔고 말에서 정도 느꼈고 알 수 없는 힘이 솟아났다.
젊은 시절과 중년기를 같이 보내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직장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가 공감하고 정서를 향유하는 것이 신기했다. 직장에 근무하다 사건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몸이 좋지 않아 세상을 떠난 사람 이야기 등 수많은 말들이 오고 갔다.
만난 동료 중에 P와 L은 민간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 셋은 집에서 쉬는 중이다. 공직에서 물러나 집에서 쉬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데 식당 점원이 다가와 저녁 여덟 시 반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부랴부랴 동료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섯 명이 밖으로 나와 전철역에 들어가서 악수를 나누며 다음에 보자는 인사말을 하고 헤어졌다. 인생은 알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평소 알고 지내던 동료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나면 당황스럽다. 다섯 명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달라진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내가 그들에게는 그런 사람으로 비추어지지 않았을까. 대개 모임에서 자기가 쓴 책을 건네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갑자기 글을 쓸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책을 내밀면 그 사람이 달리 바라본다.
오랜만에 저녁을 맛있게 주선해 준 K가 고맙고 저녁 식사를 부담해 준 L도 고맙다. 최근 식자재 값이 올라 밥 한 끼도 같이 먹기 힘든 시절이다.
전철역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세월은 전철이 레일을 타고 달려가듯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동료를 만나면서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