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도꼭지가 되기를

by 이상역

도꼭지란 어떤 방면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사람을 말한다. 한자로는 都(도읍 도)와 꼭지가 결합된 형태로, '도'는 '으뜸' 또는 '최고'의 의미를, '꼭지'는 '정점'이나 '최고점'을 의미한다.


도꼭지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음식 요리나 기술 등 특정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말이란다. 요즈음 음식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도꼭지라 부르지 않고 명장이라 칭한다.


어제는 손주의 두 돌을 축하하기 위해 잠실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양가 가족 모두가 모여 손주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했다.


결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가족이 불어나 직계 가족이 여섯 명이 되었다. 가족은 마술처럼 불어난다. 가족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뿌듯함도 들지만 어깨는 점점 무거워만 간다.


손주는 식당에 들어서기 무섭게 케이크를 먹겠다고 소리를 친다. 양가 가족이 모이니 대가족이다. 내년에 막내까지 결혼하면 가족은 더 늘어난다.


가족이 모여 먼저 식사를 하고 케이크에 촛불을 붙여 손주를 위한 생일 노래를 불렀다. 손주는 가족 모두가 모이자 신이 나서 연신 말도 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차 구경하기에 바쁘다.


가족이 모여 식사한 식당 이름이 도꼭지다. 솥밥이 유명한 것 같은데 무엇이 도꼭지인지 알 수가 없다. 식당 자리가 도꼭지인지 음식솜씨가 도꼭지인지 아니면 식당 주인이 도꼭지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처음에 도꼭지 식당에 예약했다고 해서 딸이 카톡을 잘못 보냈나 하고 의심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찾아가자 식당 이름이 도꼭지였다. 식당에서 무엇이 도꼭지인지 답을 찾지는 못했다.


최근 요리가 다양하고 유능한 요리사 등장으로 음식분야 도꼭지는 부지기수다. 음식도 분야가 다양하고 맛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음식의 진정한 도꼭지는 없을 듯하다.


손주 생일을 축하해 주고 케이크를 잘라 한 조각을 접시에 담아 주었더니 손주는 맛있다고 하면서 잘도 먹는다. 모처럼 손주의 생일을 핑계로 양가 가족이 모여 외식을 했다.


식당의 이용시간 제한으로 생일 축하를 끝내고 양가 가족 모두가 딸네 집으로 이동했다. 손주는 자기 집에 오더니 신이 나서 뛰어다니며 사위와 장난을 치며 놀았다.


손주는 장차 어떤 분야의 도꼭지로 성장하게 될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어떤 분야의 도꼭지가 되었든 잘 살기 바란다. 도꼭지는 요즘 TV에서 방영하는 생활의 달인이나 마찬가지다.


손주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좋아하게 될지 알 수는 없다. 아직 두 돌밖에 되지 않았으니 장래의 직업에 궁금증이 인다. 생활의 달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특정분야에 집중해서 도꼭지로 성장했으면 한다.


삶을 살아보니 특정 분야의 기술을 갖고 도꼭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사가 되기 위해 재수 삼수까지 해가며 공부를 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령화 시대이고 백세 시대로 수명이 늘어나자 직장에서 육십 정년은 이른 감이 든다. 정년 연장을 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정한 기술이 있으면 정년을 고민하지 않고 평생을 전념해서 일할 수 있다.


나는 어떤 분야의 도꼭지에 이르렀을까. 관리직인 행정업무는 한 분야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없다. 앞으로는 기술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될 것 같다.


AI시대가 도래하면 컴퓨터가 웬만한 관리업무뿐만 아니라 전문가 영역도 처리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 그런 시대가 오기 전에 AI가 수행할 수 없는 기술을 습득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손주도 나중에 특정분야의 기술을 습득해서 멋진 도꼭지로 성장하여 직장에 다니며 정년을 고민하지 않고 오랫동안 자신의 기술로 평안하게 살아가는 것도 훌륭한 길이자 선택이다.


딸네 집에서 손주의 낮잠을 재우고 나오는데 잠을 자는 손주의 얼굴에서 평화로움이 가득 느껴졌다. 누구를 닮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럭무럭 자라서 멋진 도꼭지로 성장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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