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動線)이란 건물의 내외부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어떤 목적이나 작업을 위하여 움직이는 자취나 방향을 나타내는 선이다. 행사의 동선은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움직이는 선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 행사가 있을 때 상사에게 참 많이 들은 말이 아닐까 싶다. 어떤 행사에서 행사를 맡은 담당자에게 동선은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동선이 되지만 상사가 챙기는 동선은 중요한 사람의 동선이다.
상사는 사장이나 장관이나 대통령 같은 중요한 사람의 동선을 잘 챙겨야 승진할 수가 있다. 흔히 말하는 상사에게 얼굴을 잘 보여야 다음 승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선을 챙길 수밖에 없다.
나도 직장에 다닐 때 소위 말하는 굵직한 행사를 몇 번 치른 적이 있다. 총리나 장관을 모시기 위해 행사기획을 짜면서 행사순서, 초청자 좌석배치, 의전 대상 동선, 축사나 인사말 등을 다루었다.
어떤 행사나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의 동선이다. 행사에 참석해서 다음은 어디로 갈 것인지 누가 모시고 따라갈 것인지 등 세세하게 따져가며 동선도 그리고 주변도 파악해 두었다.
내달에 결혼하는 막내의 예식이 얼마 남지를 않았다. 결혼날짜를 잡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코 앞으로 시간이 다가왔다. 그간 결혼 일정에 맞추어 하나씩 준비하고 진행을 해왔다.
하객 초청을 위한 청첩장도 돌렸다. 결혼 준비는 아무리 신경을 쓴다고 해도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 자잘한 일들이 모여 큰일이 되는 것이지만 무언가 준비를 한 것 같은데 손에 든 것이 없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어제는 결혼식에 필요한 축사와 성혼선언문과 예식진행 순서와 사회자 시나리오를 썼다. 모처럼 결혼진행 순서와 시나리오를 짜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러갔다.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예식진행 순서를 정하고 나자 그날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서 대기하고 손님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하는 동선도 그려지고 그날 해야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예식진행 순서와 사회 시나리오를 짜다 보니 지난시절에 행사를 준비하던 때가 생각났다. 일반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의 동선이듯이 결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결혼하는 사람은 물론 혼주와 사회자나 예식에 참여하는 하객들을 어디서 접대하고 신부와 입장하려면 어디서 대기하고 어떤 시간에 움직일 것인가를 사전에 알아야 움직이기가 편하다.
사실 예식날 어디서 대기하고 움직일 것인가는 예식진행 순서와 사회자 시나리오에 모두 담겨 있다. 따라서 그 대본을 미리 읽어보면 어디서 대기하고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결혼이나 일반 행사에서 동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이다. 행사 기획에는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의 동선도 행사가 끝나면 어떻게 하라는 것도 들어 있다.
지난 며칠간 결혼진행 순서와 사회자 시나리오를 짜다 보니 예식날 어떻게 움직이고 대기할 것인지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마치 환영처럼 몸이 움직이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 예식의 구부 능선은 넘은 셈이다. 앞으로 결혼하는 당사자들이 어떻게 꾸미고 준비해서 결혼식장에 올 것인가 하는 것과 누가 예식에 참석하느냐 하는 선택의 과정만 남았다. 사회자도 정해지고 접수 보는 사람도 청첩장도 모두 돌렸다.
앞으로 결혼식 2주 전쯤에 최종적으로 점검과 확인을 하고 진행하면 순조롭게 이루질 것 같다.
주례 없는 결혼식이고 회사의 결혼식장에서 하다 보니 양가 혼주와 결혼 당사자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나보다 당사자들이 긴장하고 신경을 쓰겠지만 혼주로서 해야 할 것은 함께 도우며 준비해 주려고 한다. 결혼식은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고 함께 도와주고 거들어 주어야 완성된다.
아무쪼록 막내가 결혼식의 동선을 잘 파악하고 이해해서 멋지고 아름다운 결혼식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단상에 오르기 전까지 잘 준비해서 무사히 끝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