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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비가 올락 말락

by 서량 김종빈

꾸물꾸물한 날씨, 느즈막한 오후,

지하철을 타고 강을 건넌다.


당분간은 오늘 이 장면이,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될 것 같다.


해가 쨍쨍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푸릇하지 않아도,

기분이 꽤나 괜찮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이상스럽지만,

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정말로 자신할 수 있어서

되려 혼자 온전하게 기분을 만끽하고 만다.


삶의 장면은 생각보다 다채로워서,

매 장면을 놓치지 않는 일이 살아간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꾸물한 날씨, 생각보다 괜찮아서

혼자서도 몇 번이고 되감아 돌려볼 장면이다.


지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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