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세계 속으로
♡ 그놈의 핸드폰이 문제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아내가 새벽 3시에 잠에서 깨어보니, 애들 방에 불이 켜져 있더란다. 애들이 불을 안 끄고 잠들었나 싶어서 들어가 봤더니 막둥이가 아직도 핸드폰에 빠져 있는 것이다.
여행 중에 항상 잠이 부족해 보이고 아침에 깨워도 더디게 일어난 이유가 이것 이었구나 싶은 아내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느라 잠을 못 이루고, 엄마한테 혼나고 핸드폰을 뺏긴 막둥이도 늦게서야 잠이 들었는지 아침에 못 일어났다.
오스트리아에 도착해서 첫날밤에 일어난 일이다. 일어나지 못하는 막둥이를 깨우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화가 난 엄마가 오늘 일정은 막둥이를 두고 출발하잔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혼자 내버려 두고 나간다는 게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숙소 안에서 별일이야 있겠냐 싶어 숙소를 나섰다.
짤츠부르크에 도착하여 처음 방문한 곳은 호엔짤츠부르크성이다. 푸니쿨라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짤츠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 내부 구석구석을 관광하고 짤츠부르크 대성당, 모차르트 광장과 음악시계탑을 지나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던 미라벨 정원에 도착했다.
그동안 너무 대단한 정원들을 보면서 여행을 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홀로 두고 온 막둥이가 걱정되어서일까? 소문에 알려졌던 것보다는 실망스러웠다.
♡ 유럽인이 살고 싶어 하는 1위 도시
오스트리아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장소는 유럽인들이 살고 싶은 마을 1위로 뽑은 ‘할슈타트’라는 호반 마을이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아 호수에 도착해 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그냥 그림 그 자체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들어서는 마을 입구부터 압도적이다. 그 어느 곳에라도 사진기만 갖다 대면 컴퓨터의 배경화면으로 써도 손상이 없는 작품들이 탄생한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들도 너무나 평온해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 호숫길을 거닐며 관광하는 사람들.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