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도 세계일주 한번 해볼까? 43

세계 속으로 9_남프랑스 3

by 뚱이

♡ 푸념 2

몸 상태가 안 좋으니 아침부터 약간 짜증이 난다.

8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아무도 안 일어난다. 언제나처럼 아침을 다 차려놓고 깨워야 일어나는 상황이 오늘은 유독 짜증스럽다.


매일아침 일찍 일어난 죄로 내가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하고, 그날의 여행계획도 세우고, 여행경비 정산도 하고, 다음 숙소 예약도 하고, 중간 중간 예약관리도 해야 하고, 운전도 하고, 길안내도 하고, 통역도 하고, 관광지에 대한 정보 설명도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하는 이 모든 일들이 자연스래 내가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가족들 그 누구도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냥 여행하는 게 좋은 건지 관심이 없는 건지.

이래서 나만 두 번이나 감기에 걸렸나? 싶다.


♡ 푸념 3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곳들을 두루 돌아다니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운전을 하다 보니, 그동안 서로에게 아쉬웠던 것들을 털어 놓게 되었다. 기분 좋게 여행 중이라서 이럴 때 조금 털어 놓으면 서로 마음이 좀 덜 상할까 싶어서 이야기 한 건데 이 것이 아내의 맘에 상처가 되어 서글픈 눈물로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이런! 이럴 땐 어찌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살기로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라서 욕심이 생긴다. 아내가 이런 것 저런 것은 좀 고쳐줬으면 좋겠다 싶어서 말을 꺼낸 것이었는데, 아이들 앞에서 구박받는 것이 너무 싫고 약간은 무시당하는 것 같기도 해서 슬퍼서 눈물이 난단다.


숙소에 들어와서 다른 이야기들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지만 도무지 소용이 없다.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 가지로 힘들다. 감기까지 걸려서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아내까지 저러고 있으니 더 힘들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길고도 힘들게 지나간다.

2-198.png 까씨스의 해변
2-199.png 마르세유 성당
2-200.png 아비뇽의 성곽과 끊어진 다리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도 세계일주 한번 해볼까?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