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으로 17_베트남 5
♡ 김밥 포장해 주세요
저녁생각이 없다는 아내를 숙소에 남겨두고 아이들과 함께 숙소 앞 쌀국수 가게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곳 달랏에 와서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맛있는 쌀국수 가게를 검색해보니 다행히 숙소 바로 앞에 있었다. 역시 구글 평점은 믿을만 했다. 맛도 좋은데 야채와 고명들 까지 계속 리필해주는 고마운 가게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다. 바로 옆에도 쌀국수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서 우리는 쌀국수가 다 거기서 거기겠거니 하고 옆 가게로 들어갔다.
역시 인기 있는 맛집과 인기 없는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바로 옆 가게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야채도 듬뿍 넣어주면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해 주는데 반해 이 가게는 미소도 없고, 야채도 조금 줘서 더 달라고 했더니 정말 조금 더 주니 국수양 마저도 적게 느껴졌다.
서비스가 좋지 않으니 손님이 별로 없었을 테고, 손님이 없으니 월세 내기도 빠듯할 테고, 그러니 재료를 더 아끼게 되고, 기분이 다운되니 서비스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인거다. 쌀국수에 대한 아쉬움보다 가게 주인이 안쓰러워 마음이 더 불편한 저녁식사였다.
아쉬운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오려는데 문득 저녁을 먹지 않은 아내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뭔가를 포장해 가야겠다는 생각에 어제 저녁을 먹었던 한식집에서 파는 김밥이 생각났다.
아이들과 함께 한식집에 찾아가서 물어봤더니 다행히 포장이 된단다. 야채김밥과 김말이튀김을 주문했더니 김치와 물까지 서비스로 포장해주는데 가격이 단돈 3천원이다. 정말 놀라운 베트남의 물가다.
숙소에 가져와서 혼자 핸드폰과 놀고있는 아내에게 요기라도 하라며 건네 줬더니 엄청나게 반가워한다. 속이 좀 불편해서 저녁을 먹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나가고 얼마 안 되서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더란다. 빈손으로 왔으면 많이 서운해 했을 뻔 했다. 다행히 맛있게 먹고 감사해하니 덕분에 기분 좋게 달랏의 마지막 밤을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