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잃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엄마들의 이야기
잊을 수 없는 장례식이 있다. 그보다는 꼭 기억해야 한다고 믿는 장례식이다.
몇 년 전에 어떤 프로에서 국제분쟁 전문 피디인 김영미 피디가 전한 장례 이야기가 마음속에 남았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싸우는 가운데 한쪽의 아이가 희생당했는데 그 장례식에 다른 쪽의 엄마들이 함께했다는 이야기였다.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그때 본 프로의 영상을 검색해 봤으나 찾지 못했다. 드디어 <세계는 왜 싸우는가>에서 다시 그 사연을 접할 수 있었다. 김영미 피디가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느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다. 묵직하다.
김영미 피디는 이스라엘 친구도 있고 팔레스타인 친구도 있다고 말한다. 한쪽 지역을 취재하면 다른 쪽 친구들이 몹시 걱정하면서 빨리 돌아오라고 한다고. 몇 년 전에 들은 장례식은 전쟁과 증오가 대물림되는 그 땅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2014년에 이스라엘 소년 세 명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팔레스타인 과격파에게 납치되었다가 살해된 것이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심정은 차마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또 이스라엘 전체에서 얼마나 큰 분노가 들끓었겠는가. 그 장례식에 팔레스타인 엄마들이 참석했다. 이스라엘 엄마들을 위로하러 조문을 온 것이었다.
얼마 후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 과격파에게 보복 살인을 당했다. 전쟁이 곧 일어날 듯한 위기 상황에서 먼저 아이를 잃은 이스라엘 엄마들이 팔레스타인 소년의 장례식에 왔다. 평화와 공존을 외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당시엔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쟁 소식을 들을 때마다 10년 전의 두 장례식을 생각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엄마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흘렸을 눈물이 떠오른다. 비슷한 눈물이 지금도 흐르고 있을 것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