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시대, 미국의 청구서가 날아왔다 - 5

트럼프 2.0 시대, 가치 동맹의 종말과 냉혹한 거래의 시작

by Gildong

[제5화] 적과의 동침, 중국을 'C5' 테이블에 앉힌 미국의 속내


신냉전? 아니, 거대 마피아들의 구역 정리


바이든 시대 내내 우리는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중국은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악당이자,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하지만 2026년, 트럼프 행정부의 테이블 배치도는 이 모든 것이 연극이었음을 시사한다.


미국이 구상하는 새로운 질서에서 '적(Enemy)'에 대한 정의는 근본적으로 수정되었다. 트럼프에게 시진핑 주석은 타도해야 할 독재자가 아니다. 그저 '부유하고 강력한(Wealthy and powerful)'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중 갈등을 '신냉전(New Cold War)'이라 부르며 이념 대결로 포장하려 한다. 틀렸다. 이것은 냉전이 아니라, 힘 있는 '거대 마피아들의 담합(Cartel)'이다. G7의 서방 친구들은 돈은 안 쓰면서 "인권을 지켜라", "탄소를 줄여라" 같은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말이 안 통해도 확실한 '힘'과 '현찰'이 있다. 트럼프의 '유연한 현실주의'는 복잡한 가치 논쟁 대신, 이들과 직접 담판을 지어 전 세계 시장을 5등분 해 나누어 갖는 실리를 택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비참해지는 것은 바로 한국과 대만 같은 '경계선 국가'들이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을 막아줄 것이라 믿고 최전선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우리 대장이 적장과 웃으며 악수하고 '빅 딜(Big Deal)'을 맺고 있는 꼴이다.


미국이 중국의 아시아 내 영향력을 일부 인정해 주는 대가로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약속받는다면? 이 '적과의 동침' 속에서 한국의 안보는 협상 테이블 위의 칩(Chip)으로 전락할 수 있다. 맹목적인 '반중(反中) 선봉장' 역할은 이제 위험하다. 미국조차 중국과 거래를 트는데, 우리가 앞장서서 총알받이가 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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