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왜 카지노에 미사일을 쐈나 - 5

태국-캄보디아 전쟁의 진짜 승자들

by Gildong

제5화. 베이징은 불타는 금고를 끄지 않는다


중국의 외교관들은 거칠기로 유명하다. 자국의 이익이 조금이라도 침해받으면 늑대처럼 이빨을 드러낸다고 해서 '전랑(Wolf Warrior) 외교'라 불린다. 그런데 지금, 캄보디아 국경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태국군의 포탄이 떨어지는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중국 자본'으로 지어졌으며, 수많은 '중국인'이 거주하는 곳이다. 심지어 그곳에서 발견된 드론과 무기는 중국제다. 자국민과 자국 자산이 폭격당하고 있는데, 베이징은 '침묵'한다. 항의 성명도, 보복 위협도 없다. 그 시끄럽던 늑대들이 순한 양이 되어 불타는 카지노를 구경만 하고 있다. 왜일까?


이 침묵은 무능이 아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손절(Cut-loss)'이자, 남의 손을 빌려 내부의 적을 처단하는 고도의 전술이다.


중국 공산당에게 캄보디아의 범죄 단지는 '계륵(Chicken rib)'을 넘어선 '시한폭탄'**이다. 만약 중국이 태국에 "공격을 멈추라"고 개입한다면? 그 순간 전 세계에 "이 범죄 소굴의 진짜 주인은 중국 공산당이다"라고 자백하는 꼴이 된다. 인신매매, 마약, 보이스피싱의 배후가 국가임을 공식 인증하는 외교적 자살행위다. 반대로 가만히 있으면? 자국민이 죽거나 다치지만, 국제 사회의 비난은 피할 수 있다. 중국은 계산기를 두드렸고, '국가 이미지'를 위해 '어둠의 자식들'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민간 범죄자일 뿐, 국가와는 무관하다"는 꼬리 자르기다.


더 깊은 내막에는 중국 내부의 치열한 권력 투쟁이 숨어 있다. 정보 당국과 소식통에 따르면, 동남아로 흘러 들어간 거대한 지하 자금의 상당수는 시진핑 주석의 정적(Political Rival), 즉 상하이방이나 구 기득권 세력의 '도피 자산'이다. 중국 내 반부패 수사를 피해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카지노로 숨어든 이 '검은돈'은 시진핑 체제를 위협하는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시진핑 입장에서 태국군의 폭격은 고마운 선물이다.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남(태국)의 칼을 빌려 정적들의 자금줄을 끊어버리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의 묘수이기 때문이다. 태국이 열심히 때려부술수록, 베이징의 권력은 더 공고해진다. 그러니 말릴 이유가 없다.


경제적 실리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에게 태국은 아세안(ASEAN) 진출의 핵심 파트너이자, 일대일로 고속철도가 지나가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반면 캄보디아는 이미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굳이 더 잘해줄 필요가 없는 '잡힌 물고기'다. 고작 국경의 불법 도박장 몇 개를 지키겠다고, 전략 파트너인 태국과 척을 질 바보는 없다. 중국은 '소(범죄 단지)'를 희생해 '대(태국과의 관계)'를 지키는 냉혹한 장사꾼의 선택을 했다.


결국 캄보디아의 중국계 범죄 조직들은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졌다. 그들은 자신들이 '중화민족의 자산'이라 믿었겠지만, 베이징의 눈에는 그저 '소각되어야 할 오물'이거나 '정적의 비자금'일 뿐이었다. 지금 타오르는 불길은 중국 공산당이 보낸 무언의 메시지다.


"통제되지 않는 자본과 권력은, 국경 밖에서도 반드시 태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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