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의 이력을 밝힌다. 나는 국민학교와 초등학교의 경계 세대.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초등학생 때 내 꿈은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이었다. 친구들의 꿈이 대통령이나 과학자였던 것처럼, 그 시절의 꿈은 크고 멋졌다. 비록 밥상에서 아빠와 마지막 남은 계란말이 한 조각을 두고 싸우고, 그 덕에 밥을 빨리 먹게 되었지만, 그런 어린 시절이었다.
조카의 삶을 보면 종종 부러움이 인다. 부족함 없이 자라는 세대. 조부모님과 가까이 살아 언제든 들러 TV를 보고, 놀다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아이.
어느 날 조카의 꿈을 듣는데 기함을 토했다. “돈 많은 백수.” 영민한 아이여서 철이 일찍 든 줄 알았지만, 곧 깨달았다. 조카는 나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돈 많은 백수가 꿈이 되어버린걸.
40대 파이어족을 외치는 우리의 자녀들은 꿈이 "돈 많은 백수"가 되었다. 나는 부모님을 보며 ‘우주’라는 가능성을 꿈꿨다. 조카는 나를 보며 행복의 수단인 돈을 최고의 가치로 꼽았다.
오늘 본 기사 제목은 이랬다. [충북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 학급당 20명 이하로]. 오지 않은 미래가 궁금해서 시사기획 창, PD 수첩 등의 프로에서 미래를 다룰 때마다 꼭 챙겨본다. 하지만 정작 내 앞에 와 있는 미래는, 꿈의 모양이 달라진 다음 세대의 눈빛 속에 있었다.
그럼에도 애정을 느끼게 해주는 분들의 소식을 간간이 접한다. 몇 년 전, 선생님의 몸무게를 가지고 주식 투자를 가르친 삼다수 나라 대통령, 옥효진 선생님. 올해는 [학생을 울렸습니다]의 김창용 선생님.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나는 내 거울 같은 다음 세대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곰곰이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