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상문

감상문: [새의 선물]을 읽고.

겨울을 지나서

by 길고영

양질의 글 읽기를 시작하고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을 요량으로

전자책을 빌렸다.


한국 소설 카테고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소설책.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믿음이 갔다.


너무도 가볍게 고른 책은

잠들기 전 나를 잠들지 못하게 깨웠다.

책 읽기는 다음 날 아침부터 시작되어, 나의 온 정신을 빼앗아갔다.


책의 시작은 이랬다.

주인공 진희가 잘 지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 뒤,

그가 살아온 인생을 담담히 되짚어가는 구조.


“진희는 왜 이렇게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을까?”

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며,

시간을 거슬러 그 원인을 하나씩 펼쳐 보였다.


챕터마다 조명되는 주변 인물들은

이 소설이 단지 진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줬다.

광진 테라 아줌마의 녹록지 않은 삶,

뉴스타일 양장점 미스리의 부도덕한 생존 방식,

장군 엄마의 눈살 찌푸려지는 위선.


그리고 그 끝에서 펼쳐진

진희 이모의 연애, 낙태, 그리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 도달한 또 하나의 성장.


새의 선물은 겉으론 진희의 이야기지만,

나에게 이 소설은 진희 이모의 성장기였다.


진희 이모를 통해 나 또한 여성 어른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그녀와 비슷한 어떤 겨울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 남자 선생님들의 원치 않는 신체접촉.

그런 대우는 사회생활에까지 이어졌다...

어리숙한 신입 여사원을 대하는 상사들의 언어적, 신체적 태도들.

어쩌면 나와 닮은 그에게, 쓸쓸한 웃음을 건네며 속삭이고 싶다.

나도 그 겨울을 지나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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