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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관내분실]을 읽고

소통의 물고는 어디에서 오는가?

by 길고영

단아한 독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된 독서모임에 신청하면서,

선정 도서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은 읽으며,

또 한 번은 감상문을 쓰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서모임에서 함께 나누며,

세 번 곱씹는 독서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통해,

독서모임을 미리 경험해 보았다.


책을 재미있게 읽은 뒤,

감상문의 흐름을 정리하고 ‘작가의 말’을 펼쳐보았다.


작가는 도서관 내 분실되는 책에 대한 단상을 메모해 두었다가,

책처럼 기록된 채 가소성을 상실한.

죽기 전 어머니의 기억을 저장한다는 소재로

이야기를 확장시켰다고 했다.


그리고 모성을 흉내 내야 할 주인공이,

같은 삶을 살았을 엄마에게 전하는 사과로 소설을 마쳤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한 건 조금 달랐다.

죽었지만 책 속에 기록되어,

봉안당이 된 도서관에 보관된 이들.

바로 '이해의 노력을 포기한 인간 군상들'이었다.


상대의 문을 열고자 문고리를 돌려보지만,

그저 책을 읽듯이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사람들.

이익만을 쫓는 단체.

융통성 없이 앵무새처럼 말을 되풀이하는 이들.

그들 속에서, 점점 소통의 의지를 꺾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문득,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나는 단지 대화와 독서,

영화 감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인가?

나름의 변화를 일구어내는 사람인가?


학창 시절, 낯선 방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설렜던 내가 있었다.

지금 나는, 그때보다 더 많은 자극 속에서

흔들리고만 있는지,

변화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의 이 질문을 오래 기억해 두어야겠다.

누군가에게 ‘닫힌 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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