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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생애 첫 독서모임 준비

by 길고영

단아한 독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된 독서모임에 신청하면서,

선정 도서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은 읽으며, 또 한 번은 감상문을 쓰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서모임에서 함께 나누며,

세 번 곱씹는 독서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통해, 독서모임을 미리 경험해 보았다.


책을 재미있게 읽은 뒤, 감상문의 흐름을 정리하고

‘작가의 말’을 펼쳐보았다.

“어떤 물질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는 우주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물리학자들과 작가들은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왔다.

나는 그중 하나의 기술이 아닌, 초광속 항법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싶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질문

“안나처럼 냉동인간이 되어 생명의 한계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을까?”

이 물음이 작가의 출발점과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다는 것을.


같은 단편집 속 [스펙트럼]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상징되는

확장된 감각기구를 다루는 과학자가,

인간의 감각만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세계와 타인을 만난다면?"

작가는 그런 상상 속에서,

육체의 생은 짧지만 정신과 의지가 이어지는 외계 생명체

‘루이’와의 조우를 그려낸다.


그런데 내가 이 이야기에서 받은 질문은

그들을 인지하게 되는 방식이 아니라,

‘루이’라는 존재 그 자체였다.

루이는 죽었지만, 그의 정신과 의지를 이어받은 다음 루이가 존재한다는 것.


그걸 바라보며 내 안에 스친 질문.

“내 영혼은 정말로 유일한가?”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건,

단지 우리가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이 물음들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답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출발과 독자의 도착이 다를 수 있다는 것.

그 간극이 오히려 문학이라는 장르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시작점은 달랐지만,

나에게로 향하는 질문을 품게 해 준 이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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