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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각로 강성길 Nov 18. 2016

부모와 자녀 시대는 다르다

경험에 의한 충고의 역기능



`우로 봐`

5060 세대의 교등학교 시절 짜증 나도록 많이 듣던 친숙한 소리이다.

교련복을 입은 모든 고등학생들이 반별로 중대를 형성하고 오와 열을 맞추고 운동장에 집결하여 사열과 분열로 아침 조회를 대신한 부모 세대는 독제 주의적인 교육을 증오하면서도 내면으로는 향수로 바라보는 이중성을 보인다.

어린 시절에는 평등한 빈곤 시절을 보냈다.


`카톡`

5060 세대의 자녀, 이른바 에코세대는 스마트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통신망의 진보가 눈부시게 진행되는 가운데 신자유주의 교육을 받았다.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극심한 경쟁에 치를 떨면서도 내면 곳곳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어린 시절에는 공주 왕자로만 자랐다.


부모와 자녀는 지금, 같이 동시대에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통계상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 취업준비생이 65만 명으로 실질 실업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명예퇴직 및 구조조정 한파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5060 세대들의 한숨 역시 깊어지고 있다.


사회에 진입하려는 자녀세대의 일자리를 퇴출 직전인 부모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신자유주의 부작용이 골마 터지는 지금, 현재 맞닥트린 것이다.

미시적 측면에서 보면 부모와 자녀이기 때문에 `너도 잘되고 나도 잘되고`가 정답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밀리지 않으려는 부모세대와 어떻게 하든 밀어내고 들어가려는 자녀세대 간의 일자리 전쟁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또랑 치고 가재 잡고 식의 정책으로 `일자리 파이`를 키우면 된다고 한다.

부모 세대에는 맞는 말이다.

일자리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경제 확장기에 살았다.

자녀세대에는 정확히 틀린 말이다.

일자리 파이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제 정체기에 사는 것이다. 


부모 세대의 경제 학교는 지금 이전까지는 이렛다.

한 반에 60명인 초등학교를 다닌 부모세대는 59등 하는 학생이었다.

1시간만 공부하면 5등급인 36등 하고, 2시간 공부하면 3등급인 13등 하는 시절에 살았다.

열심히 하면 2등급인 7등까지도 가능했다. 

그 이상은 공부에 있어 재능(IQ)과 환경(노력)이란 요소에서 재능(IQ)이 80% 이상 차지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IQ)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라갈 수가 없는 등수이다.

세계 경제에서 현재 우리나라 경제 수준은 2등급 7등 정도이다.

학생 중 25%(15명) 정도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후 증권, 금융, 무역, 공사, 엔지니어, 중등교사 이상 교직자 순으로 취업한다. 물론 그 당시에도 취업하기는 쉽지 않았다. 

취업 정체가 심하지는 않고 한 두 번 정도 신호 바뀌면 갈 수 있는 체증 정도라 보면 된다.

나머지 75%(45명)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인맥이 있으면 블루칼라(지금의 수원, 포항, 울산, 거제도, 구미 등 기업 근로자), 농사짓을 땅이 있으면 고향에서 농업 어업 임업 등, 부모가 자영업자이면 자영업자로  이도 저도 없으면 공무원(일반, 소방, 경찰, 군인, 등)이 되었다.


자녀세대는 어떠한가?

학급당 정원은 평균 30명으로 모두 공주 아니면 왕자였다.

선행학습이 횡행하고 학원이 주 학습장소이다.

3등급 7등 안에 든 학생을 기준으로 학교 수업이 진행된다.

나머지 학생(23명)은 모양만 학생이지 학습 측면에서는 이미 학생이 아니다.

부모만 모를 뿐이다.

3등급 내 학생(7명) 경쟁은 격화된 반면 그 이하 학생(23명)은 경쟁이 거의 없는 투명 학생이 되는 경쟁 양극화를 보인다.

어째 되었든지 학생 중 80%(24명)가 대학에 진학한다.

졸업 후 시험 보고 들어가는 직장 즉 공무원, 공사, 대기업은 예나 지금이나 고등학교 문과 기준으로 3등급 이내 학생(7명)이 취업이 아닌 도전 기회가 생긴다.

의사, 약사를 제외하고 엔지니어 또한 3등급으로 역시 문과와 비슷하다. 

나머지 졸업생(23명)은 취업 부초이다.

청년층의 비정규직이 약 35%에 이르기 때문이다.

취업 정체는 등급, 대학교에 관계없이 언제 취업될지 모른다.

신호가 수십 번 바뀌어도 간다는 기약 없는 막힌 정도의 체증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녀 세대를 보고 부모 세대는 거침없이, 주저 없이, 마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각 없이 가볍게, 덕담 삼아 등등으로 충고한다.

`열심히 하면, 노력하면, 잘 될 거야, 안 되는 것 없어, 안되면 되게 하라 등등

시대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오직 본인 경험에 의한 부모 세대의 충고나 덕담은  마치 `한 두 번 신호 바뀌면 갈 수 있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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