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은퇴에 따른 노후 생활환경 변화
정년 은퇴에 따른 노후 생활환경 변화
주로 깊은 산, 활엽수가 우거진 곳에 서식하기를 좋아하며, 눈이 많이 올 때에는 야산, 심지어는 사람이 사는 곳까지 들어올 때도 있다. 멧돼지는 도토리 칡 등을 먹는 본래 초식성이지만, 토끼·들쥐 등 작은 짐승·물고기·곤충에 이르기까지 아무것이나 먹기 때문에 잡식성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부산 경남지역에서 대형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0월 25일, `300kg에 이르는 거대한 멧돼지가 부산 도심에 출몰했다`고 뉴스에 나왔다.
최근 멧돼지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번식기인 겨울을 앞두고 부족한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온다는 친절한 분석까지 곁들인다.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멧돼지의 적정 서식밀도는 ㎢당 1.1마리 정도이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멧돼지 서식밀도는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3.8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멧돼지 생태계의 과밀도 주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산림녹화로 주 먹이인 도토리가 많아지고 반면에 천적인 호랑이나 늑대 등의 맹수는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동물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지난 5월에 출산한 새끼 멧돼지가 올 11월쯤은 짝짓기 시기에 도달한다.
수컷 여러 마리가 암컷 1마리의 뒤를 쫓는 그야말로 생사를 거는 종족 보존 자연법칙에 필연적으로 휘말리게 된다.
영역 다툼에 밀려난 수컷들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헤매다 자연스레 인간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자기만의 영역에서 생을 유지한다.
영역을 차지하지 못한 멧돼지는 냉혹하고 참혹한 생의 최후를 맞이한다.
인간도 생물에 속한다면 이 범주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영역`이란 요소에 본능적인 측면까지 추가하여 정년 은퇴 후 부부생활을 살펴본다.
`정년 은퇴`란 사회 통념상 일률적으로 `나이`라는 한 가지 기준에 의하여 일할 수 있는 위치에서 강제 제거를 의미한다.
정년 은퇴 전 남편의 영역은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이렇다.
아침에 출근하면 회사 영역에서 활동하고, 귀가 후 집에서 활동한다.
아내는 남편이 출근하면, 집은 온전히 아내의 영역으로 바뀐다.
남편이 귀가하면 집은 부부 공동의 영역이 된다.
집은 부부에 있어 밤과 낮으로 영역의 경계선은 분명했다.
남편의 정년 은퇴는 영역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가?
남편이 출근하지 않는 관계로 아내의 온전한 영역이었던 집이 낮에도 공동 영역으로 바뀐 것이다.
아내는 온전한 자기 영역의 침입자 `남편`이 반가울 리 없다.
퇴치의 대상일 뿐이다.
`남편` 침입자를 아내는 그동안 세월이 강화해준 남성화의 강점을 본능적으로 무기 삼아 멧돼지와 흡사하게 본능적으로 영역 전쟁에 돌입한다.
이미 무너진 남편의 경제력 약점을 지속적으로 파고들면서 마치 광개토대왕이 영토 확장하듯이 영역 확장에 충실할 것이다.
부부의 영역 다툼은 부부에 따라 모양과 격차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부부 모두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부부의 영역 다툼에 있어,
자기(남편)가 있는 곳은 어디든 자기 영역인 줄 알았던 남편은 처음에는 당황할 것이다.
`돈을 못 번다고 자기를 무시한다`며 처음에는 진상고객과 비슷하다.
다음 단계는 `돈 못 벌면 남자는 죽어야 돼`하면서 자기 비하에 빠져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인생이 허무해`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아내 또한 남편과 같이 당황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익숙했던 집이 공동 영역화로 바뀌면서 불편해하던 아내는 영역 밖으로 남편을 밀어낸다.
`운동이라도 좀 해라`하면서 마치 남편을 위한 것처럼 가장하기도 한다.
`어디 갈 데 없어` 아내의 잔소리가 빈번해진다.
결국은 `지겨워`까지 가면 이혼도 생각하게 된다.
부부 또한 동물 세계와 흡사하여 `적자생존` 또는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영역의 경계선은 그어지지만 모양은 천차만별이다.
영역에 침입하는 쪽은 침입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침입당하는 아내 쪽이 더 치열하게 방어하게 된다.
부부 영역 다툼 결과,
아내 또는 남편 어느 한쪽이 완승이면 부부는 `이혼`이란 단어에 매달릴 확률이 높다.
아내든 남편이든 간에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부분적인 승리인 경우에는 부부 모두에게 평화를 준다.
아내 또는 남편 어느 쪽이든지 영역을 더 차지한 쪽이 주도권을 가지고 새롭게 형성된 노후생활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영역이 재설정된 것이다.
이는 곧 평화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