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어서 그랬어
퇴사 D-10
와.. 10일 밖에 안 남았다니 핵소름이네요...
매일 아침 똑같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기상을 합니다.
회사 나갈 날이 얼마 안 남았어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건 똑같군요 ^^;;
출근길 지하철에서 헐레벌떡 아이템을 찾고
회의(=meeting)에 참여합니다.
오늘은 연예인 다이어트 기사 하나, 해외 사례 기사 2개, 생활 건강 기사 1개
=> 총 4개의 기사를 처리해야 합니다.
점심 먹기 전, 오전 중에 기사 하나 처리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
-> 오트밀 참치 채소 죽
오트밀 + 참치 + 채소찜 돌리고 + 김치 / 참기름 살짝 얹어서 먹기
담주는 꼭! 화욜마다 구내식당으로 나오는 '전설의 짜장면'을 먹을 겁니다.
회사 임원분들 중에 짜장면을 좋아하셔서 매주 화요일은 짜장면이 필수로 나오거든요.
매일 메뉴 2개가 나오는데 그중 하나 선택하면 됩니다.
점심 먹은 뒤 남은 시간은 동료 기자분들과
교보문고 들려서 책 한 권 get 했습니다.
Get 한 책은 '료의 생각 없는 생각'
런던 베이글 대표 이효정 님께서 쓰신 책 (사실 런던 베이글 한 번도 안 가봄.. 흠흠!)
트렌디한 사람의 감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 사봤습니다.
책 한 권 읽는데 빠르면 일주, 천천히 쫌 쫌 다리로 읽으면 삼주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점심 후 타닥타닥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기사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인턴 기자분 '데스킹'을 하고 있습니다.
데스킹 = 기사 수정, 피드백, 제목 뽑기 등으로 기사가 보도되기 전 확인하는 작업.
제가 맡은 인턴 기자분은... 뭔가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조회수 뽑는 팀에 있으니까
다른 취재 업무를 못해서 굉장히 아쉬워하는..?
저도 딱! 그랬거든요.
제 인턴 때 생각도 나고, 잔뜩 기대하고 회사 지원+들어왔을 텐데 못하는 게 많아서
좀 안타깝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암튼... 피드백드리다가
인턴 기자분이
"다른 선배보다 선배가 데스킹 봐주시는 게 더 좋아요"
"다른 선배는 제가 기사 내면 바로 고쳐서 보내주시는데, 선배는 직접 고치게 해 주시고
왜 고쳐야 하는지 이유까지 설명해 주신다."
"꿀팁 너무 감사하다" -> 인터뷰이 구하는 나만의 영업 비밀 전수드린 상황 ㅋㅋ
"매번 너무 감사하다"
등등...
오늘 제일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인턴 기자분이 해주신 이 말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단순히 기사를 빨리, 많이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물론 이것도 숙달이 되면 중요합니다)
처음 기사를 쓰는 입장이라면, 뿌리부터 잘 길들여놔야? 하고
기사를 수정하게 된다면, 그 이유를 알아야 다음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피드백드렸습니다.
초반엔.. 점심시간 포기하고 데스킹 한 적도 있어요 ㅋㅋㅋ
솔직히 저도 인턴 기자분의 기사를 고쳐서 기사를 내면 품이 덜 들고 편하겠죠.
하지만, 데스크 역시 기사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봐드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인턴 기자분께 피드백 딱! 드리면 찰떡 같이 알아들으시고 잘 고쳐주셔서...
가르치는 맛? 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Anyway, 퇴사 전에 알려 드릴 수 있는 건 다 ~~ 전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금욜에 인턴 기자분과 오붓하게 밥 먹기로 했는데,
맛있게 먹고 기록 남기겠습니다..
너무 잠 와서.. 그럼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