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에디션 - 3]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
저희가 발간한 책들을 보면 이렇습니다. 함께 경험한 일 중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한 사람은 글로, 한 사람은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쓴 앤솔러지. 불면의 밤들이 이어지는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헤집는 다양한 상상과 이미지를 표현한 그림책. 베를린이라는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먼 곳을 여행하며 겪은 일상과 다르지 않은 사건들을 풀어낸 여행 에세이. 식재료에서 주제를 선정해 그것을 문학적 방식과 시각예술 방식으로 풀어내 읽을거리 볼거리를 많이 담은 잡지. 더불어 각 개인이 의미 있는 시간을 지나며 그 속에서 느낌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한 글/그림 에세이 등, 작업한 책들의 공통점을 말하자면 바로, “그때 당시에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표현해 보자"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해답은 그지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히 주관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어 오로지 자신만이 직접 보고 느낀 관점과 시각을 통해 진심을 담아 표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출판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좇아 ‘지금보다 조금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줘야지!’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접근한다면 분명 진실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독자들이 깨달을 것이고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이 창작으로 하고 싶다고 할 경우, 너무 내밀하다거나 너무 개인적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조금 접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어쩌면 진실된 나의 이야기에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중요한 건 ‘지금' 내가 경험한 것들과 생각한 것들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뭔가 어렵게 꾸며낼 필요 없이, 진심을 담은 생각을 한 글자 한 글자, 혹은 한 획 한 획 쓰고 그리다 보면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하나의 종합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이때까지 보아온 누군가의 멋진 결과물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도달한 지점을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내가 16페이지 정도만 쓸 수 있다? 그럼 진zine이라는 가벼운 물성으로 완성을 지으면 되는 것이며, 좀 더 멋지고 다른 방식은 미래의 자신이 맡을 역할로 마음속에 남겨두면 되는 일인 것이죠. 욕심을 내지 않되, 진심을 담는. 그러한 방식으로 고스트북스는 책을 만들어왔습니다. 매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했으며, 담아냈던 이야기 또한 그 시점에 가장 인상 깊었고 많은 생각거리를 가져다준 주제들이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출간 작업에 임하시는 것이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