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잠 Oct 22. 2024

유령의 문화생활 (부산-1)

[쉬어가기 - 1] <BAAA: Books As Art As> 전시관람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부산은 대구에서 기차로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도시입니다. 바다도 있고, 맛있는 음식도 많으며 (제 생각엔) 대구보다 문화적으로 즐길 거리가 더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자주 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여러 ‘업무’라는 핑계를 대면 수긍하실 수 있으신가요? 사실 부산에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사실 저(김인철)도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은 이 도시에 왜 자주 가지 않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악독하게 굴었던 군대 선임이 있는 도시도 아니고, 이곳에 사는 누군가의 돈을 떼먹은 일도 없는데(물론 다른 도시의 그 누구의 돈도 떼먹어 본 적 없습니다!) 왜 자주 오지 못했을까요? 여러 핑계의 말이 있겠지만 여기선 입을 닫고 조용히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방문하면 좋지만 쉽게 방문할 의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도시인 부산엔 무슨 이유로 가야겠다 마음먹었을까요? 바로 <BAAA: Books As Art As> 전시가 그 이유였습니다. 이 전시는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북'에 대한 다양한 예시와 심도 있는 설명을 실체적 예시를 통해 느껴볼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출판'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더 북 소사이어티’도 참여하고 있어 애정하는 마음으로 직관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아티스트북을 실제로 볼 수 있겠다는 기대로, 그 책들을 통해 다양한 영감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어렵디 어려운 하지만 사실은 쉬운 부산행을 결심하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해운대 바로 앞에 자리한 ‘그랜드 조선 부산'은 으리으리했습니다. 얼마나 으리으리했냐면, (이후의 이야기지만) 1시간 22분의 주차로 18,000원의 주차비가 책정될 만큼 으리으리했습니다. 여태껏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주차 의리에 살짝(사실 많이) 놀랐던 ‘그랜드 조선 부산'은 놀란 만큼이나 멋진 내부를 자랑했습니다. 전시 공간은 호텔의 4층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로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만 타도 4층으로 갈 수 있었던 호텔 내부 구조에 조금 신기해하며, 이후 부과될 주차 요금은 예상치도 못한 채 전시장을 향했습니다.


편의점을 지나 바로 앞에 자리한 전시 공간, ‘OKNP’는 입구부터 이미 많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전시를 지키는 분께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특별히 무료 관람권이 없던 저희는 2인 총 6,000원을 지불하고 관람권을 구매하였습니다. 사실 입구 앞 공간만 봤을 땐 아 그냥 책들이 진열되어 있고, 스탠딩 스크린이 하나 있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너머는 STAFF ONLY이고, 일반인인 내가 들어가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검은 암막 커튼을 넘고 들어가야만 이곳의 진짜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촌스럽다고 생각하며 커튼을 젖히고 들어간 그곳은 ‘와!’ 하는 촌스러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이전 09화 제주의 봄날처럼 따스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