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레시피 ep.001 & 와인 페어링

기묘한 굴 무침

by 김묘한
먹고 마시는 데 진심인 사람

2023년 첫 기묘한 굴 무침의 현장

먹고 마시는 일에 진심인 나는 서른을 이야기하는 책, 나와 당신의 서른 즈음에, 그 글 속에도,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 나와 당신의 죽음, 그 글 속에도 온통 먹고 마시는 얘기들이다. 이 세상 태어나 딱히 남길 것도, 남겨 줄 사람도 없는 것 같다가 생각해 보니 요리를 하고, 와인과 페어링 하고, 나누고, 함께 즐긴 그 모든 시간들이 내게는 유산과도 같아서 나는 <기묘한 레시피>를 책으로 엮기로 마음먹었다. 마음먹은 지 2년쯤 된 이 작업은 레시피와 스토리가 함께 하여 더뎌지고 미뤄지고 며칠이 지나면 3년째가 되어간다. 100개의 레시피와 스토리를 목표 삼아 혼자 지지고 볶다가는 진정 볶이기만 할 것 같아 내 사적이며 공적인 이 공간에 하나씩 오픈할 생각이다. (인스타그램 김묘한(@gimyohan_brunch)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에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올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레시피를 작성할 때는 적어도 다섯 번, 많으면 수백 번 만든 요리들이고, 적어도 다섯 명, 많으면 수백 명 먹어 본 음식들이다. 그들과의 추억을 양념 삼아, 차근차근.


오늘 대표적인 기묘한 레시피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계절이 계절인 만큼, 굴을 주제로 한 레시피를

공개하겠다.

컬러감 예쁘게 담아줍니다.

<기묘한 굴 무침>

재료: 싱싱한 생굴(나는 보통 통영이나 서천에서 산지 직송으로 먹는다.), 양파, 미나리(미나리가 없다면 대신 향이 좋은 샐러리를 곁들인다. 샐러리는 미나리과의 식물이다. 많이 먹다 보면 그냥 이런 감이 생긴다. 혹은 쪽파도 좋다.), 마늘, 청양고추, 초고추장, 들기름&참기름, 생레몬


1. 생굴은 잘 세척하여 준비한다.

2. 양파는 최대한 얇게 슬라이스 한다. (양파 매운맛이 싫다면 물에 잠시 넣고 알싸한 맛을 뺀다.)

3. 미나리는 한 입 크기(굴 크기)로 챱한다. (샐러리는 좀 더 작게 챱한다).

4. 마늘은 최대한 얇게 편 썬다.

5. 고추 역시 편을 썬다.

6. 모든 재료 한 플레이트에 예쁘게 담는다.

* 여기서 킥!!

7. 생굴을 들기름에 부드럽게 둘러주어 서브한다. 이때 들기름에 참기름을 살짝 섞는데, 약 8.5:1.5 비율이 좋다.

8. 먹기 직전 생레몬을 뿌려준다.

9. 초고추장은 사이드에 플레이팅 하여 입맛에 맞게 덜어 먹는다.

테이블을 세팅합니다. 삼배체 굴도 좋지만,
기묘한 굴무침은 그야말로 기묘하게 맛있어요.
이 시기에는 제주에서 유기농 레몬이 나와요. 꼭 드셔보세요. 신선함이 다른 걸 느끼실 수 있어요.
근사한 손님 초대 요리가 될 거예요.
기묘한 잇츠!! 재료 손질만 잘 해서 동친 모임에 배달도 가 봅니다.
보통은 애피타이져로 먹는데, 이렇게 빵과 치즈를 곁들여도 좋아요.
얼마전 댕댕이 게스트. :)
KakaoTalk_20231207_194509813_14.jpg 짠-
KakaoTalk_20231207_194509813_11.jpg 샴페인과 페어링한다면 블랑 드 누아로-
KakaoTalk_20231207_194509813_09.jpg 레드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굴요리는 많지 않아요.
KakaoTalk_20231207_194509813_07.jpg 기묘한 잇츠!
KakaoTalk_20231207_194426869_09.jpg 짠-
KakaoTalk_20231207_194426869_06.jpg 겨울의 테이블.
KakaoTalk_20231207_194426869_03.jpg 레몬은 필수, 타바스코는 선택이에요. :)
KakaoTalk_20231207_194426869_02.jpg 삼배체 굴과는 전혀 다른 향과 식감.
KakaoTalk_20231207_194426869_01.jpg 이날은 통영에서 직송된 굴이 테이블에 올라왔어요.
KakaoTalk_20231207_185328150_03.jpg 들기름과 참기름은 좋은 걸 쓰세요, 꼭.
KakaoTalk_20231207_180016370_08.jpg 로스트 치킨과 함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아주 좋은 조합이에요.
KakaoTalk_20231207_225503193.jpg 포항 과메기와 김장김치, 샐러드와 기묘한 굴무침의 조합.
KakaoTalk_20231207_175635609_03.jpg 겨울철 호사. 배달 횟감과는 아주 단짝이죠.
KakaoTalk_20231207_175635609_01.jpg 자유분방하게 플레이팅하고 맛있게 드세요!!


기묘한 와인 페어링: 이 음식은 보통 애피타이저로 내놓게 되는데, 파티의 시작을 샴페인으로 시작하는 건 너무나 아름다운 행위이다. 기묘한 굴무침과 페어링을 원한다면, 피노 누아 100%로 만들어진 블랑 드 누아 샴페인을 추천한다. 샴페인과 해산물의 궁합은 늘 좋을 것 같지만, 들기름과 참기름, 초고추장, 마늘, 고추, 미나리, 양파 등 오일도 향신채도 향이 강한 것들로 이루어진 음식이니 만큼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은 너무 여리여리해서 그 어여쁜 향과 맛이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랑 드 블랑 보다는 바디감도 있고 캐릭터도 강한 블랑 드 누아라면, 혹은 강건한 느낌이 있는 블렌딩(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가 섞인 샴페인) 샴페인이라면 기묘한 굴무침과 아주 좋은 파티의 시작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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