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레시피 ep.003 & 와인 페어링

기묘한 치즈

by 김묘한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12.jpg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기묘한 치즈.
한국인의 75%가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지만,

10명 중 7명은 칼슘이 부족하다고 한다. 유당불내증으로 식물성 우유를 마시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칼슘은 다른 방식으로 보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유를 끓여 치즈를 만들면, 그 과정에서 유당의 90%가 줄어든다고 한다. 요거트를 만들면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유당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역시 유당의 대부분이 줄어든다고 한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일반 우유를 소화시키기 더 힘들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아기용 유기농 저염 치즈를 사보아도, 어쩔 수 없는 짠맛은 강아지들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 사람이 먹는 시리얼처럼 필수 영양분을 과학적으로 잘 섞어 만든 사료에는 녀석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이 기묘하게도 완벽히 있다지만, 냄새도 별로고 맛도 별로인(철저히 내 기준이다. 먹어보았다.) 그것을 나의 소중한 므슈에게 줄 수는 없었다. 철마다 산지 곳곳에서 오는 제철 과일과 채소, 생선과 고기, 곡류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주었다. 소고기 소화를 유난히 힘들어했던 녀석에게 치즈는 아주 좋은 칼슘의 원천이었다.


어떤 가미도 하지 않고 우유와 직접 만든 바나나 식초를 최소한만 사용해 만든 포슬포슬 치즈는 나의 므슈와 주변 멍멍이 친구들의 특별한 간식이었고, 우유에 생크림을 더하여 소금&후추로 간을 맞추고 좋아하는 허브를 더해 풍미가 좋은 치즈를 만들면 나와 사람 친구들에게 멋진 와인 안주가 되었다.


10년을 넘게 수백 번을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탄생한 레시피이다. 함께 하고픈 마음이다. 맛있는 음식과 사람을 곁에 두는 나와 당신을 위하여, 그리고 그런 우리의 사소하고도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위하여. :)


<기묘한 치즈>

재료: 우유 900g, 생크림 250g, 소금 5g, 레몬페퍼 3g, 제주 유기농 레몬 (레몬 작은 사이즈 한 개 분량. 레몬즙을 내고, 껍질은 따로 갈아서 준비한다.), 드라이드 딜 5g

도구: 바닥이 두꺼운 소스팬/라면팬, 체반, 면보, 유리병

-> 약 330g의 치즈가 나온다.


+ 생 딜

- 우유가 타지 않도록 바닥이 두꺼운 팬을 쓰면 좋다.

- 유리병은 미리 깨끗하게 소독하여 말린다.


1. 우유와 생크림을 나무 주걱/실리콘 주걱으로 가볍게 섞는다.

2. 1을 끓이면서 소금, 레몬페퍼, 딜을 넣고 주걱으로 저어준다.

3. 우유가 끓으면 레몬즙과 레몬필을 넣고 불을 끈다.

- 우유가 끓는 상태는 끓는점이 시작되는 팬 주변으로 기포가 올라오고 난 직후이다. 우유가 전체적으로 끓는 상태가 되면 바로 넘치게 된다.

4. 3은 잔열에 30분 정도 둔다.

5. 체반에 면보를 올리고 4를 부어주고 유청을 걸러준다.

6. 유청이 어느 정도 걸러졌다면 모양을 잡고 냉장고에 반나절 휴지한다.

- 남은 유청을 제거하고 치즈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7. 반나절이 지난 6을 꺼내어 그대로 먹거나,

8. 깨끗하게 소독된 유리병에 으깨어 넣어 스프레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 드라이드 딜은 우유를 끓이는 과정에서 쓰고, 먹기 직전에 생 딜을 함께 서브하면 훨씬 풍미가 좋아진다.

+ 우유는 저지방 혹은 저온살균 우유는 피한다.

+ 생크림은 휘핑크림이 아닌 100% 동물성 생크림을 쓴다.

+ 레몬즙은 시판 중인 레몬즙보다는 생레몬, 특히 제주산 유기농 레몬을 추천한다.

+ 유기농 레몬을 쓸 때 레몬 제스트를 갈아 만들기 3단계에 레몬즙과 함께 넣거나 먹기 직전에 함께 서브하면 더욱 상큼한 치즈가 된다.

+ 기묘한 브레드나 통밀 크래커에 발라 먹거나 샐러드, 파스타, 뇨끼, 라자냐, 버거 등과 함께 먹어도 좋다.


KakaoTalk_20231211_203000168_03.jpg 유청이 빠져나가고 곱게 뭉쳐진 기묘한 치즈.
KakaoTalk_20231211_212720011.jpg 면포의 결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난 동글동글 기묘한 치즈. 오래 두고 먹으려면 소독한 유리병에 옮겨 담아 둔다.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2.jpg 짙은 초록은 드라이드 딜, 노랑은 레몬필, 어두운 컬러의 것들은 후추.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11.jpg 깨끗한 나이프 등으로 덜어서 먹자.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14.jpg 숙성 치즈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신선하다.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10.jpg 싱그러운 채소들을 잔뜩 넣은 샌드위치와 참 잘어울린다.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9.jpg 포만감도 아주 좋아서, 반은 먹고 반은 도시락. :)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8.jpg 아주 간단하면서도 근사한 한 끼 식사.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13.jpg 유청을 얼마나 빼느냐에 따라 촉촉함의 결이 달라져요.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6.jpg 브런치 레스토랑 부럽지 않죠.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5.jpg 마일드한 치즈이기 때문에 향긋한 홍차와도 참 잘 어울려요.
KakaoTalk_20231211_212720011_04.jpg 기묘한 브런치.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10.jpg 소독한 유리병에 꼭꼭 채워둔 기묘한 치즈.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9.jpg 기묘한 가지 절임(기묘한레시피 ep.050)과 아주 잘 어울려요.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8.jpg 식감이 좋은 오크라를 구워 만든 샌드위치에도 기묘한 치즈.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7.jpg 컬러감도 식감도 맛도 모두 만족스러운 끼니.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6.jpg 기묘한 치즈는 하얀 밀가루보다는 호밀이나 통밀로 만든 빵이 잘 어울려요.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5.jpg 언오크드 샤르도네와 마리아쥬.
KakaoTalk_20231211_203249246_02.jpg 와인과 음식의 밸런스가 너무나도 훌륭해요.
KakaoTalk_20231211_203249246.jpg 가지 절임에 함께 넣었던 꽈리고추의 상큼함도 한 몫하고요.
KakaoTalk_20231211_203000168_05.jpg 통밀 토스트에 기묘한 치즈, 그리고 청귤 마멀레이드를 얹어요.
KakaoTalk_20231211_203000168_04.jpg 나른한 오후에 아주 훌륭한 스낵이에요.
KakaoTalk_20231211_184541883_06.jpg 손님이 여럿 모이는 하우스파티에는 큰 볼에 기묘한 치즈를 담고 여러가지 크래커들을 꽂아줘요.
KakaoTalk_20231211_184541883_08.jpg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요.
KakaoTalk_20231211_183641554_02.jpg 기묘한 절임 토마토(기묘한레시피 ep.023)로 만든 파스타에 기묘한 치즈 한 스푼.
KakaoTalk_20231211_183549108_05.jpg 기묘한 마늘 콩피(기묘한레시피 ep.060)로 만든 파스타에도 기묘한 치즈 한 스푼.
KakaoTalk_20231211_182649864_03.jpg 따스한 봄날의 산책.
KakaoTalk_20231211_182649864_02.jpg 제일 좋아하는 숲에 왔어요.
KakaoTalk_20231211_182649864.jpg 기묘한 치즈가 빠질 수 없죠.
KakaoTalk_20231211_154207166_01.jpg 생 딜이 있다면 함께 서브해요. 치즈와 생 딜을 함께 덜어 먹으면 그 풍미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KakaoTalk_20231211_153949269_25.jpg 제주에서 레몬이 나지 않을 때는 레몬필은 생략해요. 혹은 드라이드 유기농 레몬필이 있다면 그것을 씁니다.
KakaoTalk_20231211_152311283_03.jpg 기묘한 치즈를 만들고 얻은 유청은 버리지 않아요. 기묘한 시그니쳐 브레드(기묘한레시피 ep.019)의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KakaoTalk_20231211_151802453_01.jpg 생 딜도, 유기농 레몬도 있는 넉넉한 겨울 밤.
KakaoTalk_20231211_151802453.jpg 유청을 적게 빼내고 조금 부드러운 치즈를 만들어 딸기와 함께 먹어도 참 근사해요.
KakaoTalk_20231211_151736003_17.jpg 기묘한 샐러드(기묘한레시피 ep.016)에도 한 스푼.
KakaoTalk_20231207_224514918_07.jpg 크래커 위에 기묘한 치즈, 견과류와 건과일을 얹으면 아주 훌륭한 와인 안주가 됩니다.
KakaoTalk_20231207_224514918_06.jpg 라면땅도 고급져지는 마법같은 일.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8.jpg 기묘한 시그니쳐 브레드에 기묘한 치즈를 바르고 매콤 짭조름한 쵸리조를 넣어 샌드를 만들어요.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7.jpg 레드 와인과도 좋은 마리아쥬.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6.jpg 생크림 양이 늘어나면 훨씬 부드럽고 풍미가 깊은 치즈가 나와요.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5.jpg 레드와인과 페어링 하려고 생크림을 좀 많이 넣었어요.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4.jpg 바쁜 손놀림...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22.jpg 기묘한 테이블에 캔들이 빠질 순 없어요.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18.jpg 드라이드 딜과 생 딜을 반반 넣은 날.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03.jpg 호밀 크래커에 샌드로.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02.jpg 이렇게 되면 화이트 와인과의 마리아쥬가 훌륭해지죠. :)
KakaoTalk_20231207_201603221_01.jpg 많은 인원이 모인 자리여서 치즈를 한가득 만들어 갔어요.
KakaoTalk_20231207_201603221.jpg 다들 바빠져요... :)
KakaoTalk_20231207_200332889_03.jpg 이건 댕댕이용 치즈예요. 후추, 소금을 넣지 않고 허브만 조금 넣어요.
KakaoTalk_20231207_195350041_19.jpg 이것도 댕댕이용. 아무것도 넣지 않았어요.
KakaoTalk_20231207_195350041_18.jpg 므슈에게 그러했듯이, 동네 댕댕이 친구들이 아파 입맛을 잃거나 하면 꼭 이 치즈를 선물해요.
KakaoTalk_20231207_195350041_07.jpg 특별한 음식 없이도 근사한 손님맞이 디쉬가 될 수 있어요.
KakaoTalk_20231207_193948911_08.jpg 밖에 가지고 나갈 때는 스틱 크래커를 가져가요. 이렇게 찍어서 먹으면 밖에서 먹기도 수월해요.
KakaoTalk_20231207_192317077_07.jpg 손님 맞이. 요거트 딥(기묘한레시피 ep.053)도 함께 해요.
KakaoTalk_20231207_175635609_08.jpg 그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무엇보다 기묘한 시그니쳐 브레드. :)

기묘한 와인 페어링: 숙성 치즈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아주 라이트한 화이트 와인이 어울려요. 샴페인, 피노 그리지오, 샤르도네 등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과 좋은 마리아쥬가 됩니다. 하지만 살라미 등의 샤퀴테리가 더해진 샌드위치나 고기 패티가 들어간 버거, 라구 소스가 기본인 파스타 등과 페어링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예를 들어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화산섬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네렐로 마스칼레제 같은 경우라면 스페인의 쵸리조와 기묘한 치즈를 더한 샌드위치와, 강건한 보르도 와인이라면 양고기로 패티와 기묘한 치즈를 더해 만든 램버거와 아주 훌륭한 마리아쥬를 보이죠. 기묘한 치즈를 더한 버섯 가득 풍기 파스타라면 바롤로나 랑게 네비올로와의 페어링도 아주 좋아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거예요!!!

keyword
이전 02화기묘한 레시피 ep.002 & 와인 페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