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매일매일은 출근하기 싫어 길게 느껴지면서도,
매주 기준으로 보면 무서우리만큼 빨리 지나간다.
회사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반강제적으로 연차 사용을 쪼으고 있고,
나는 늘 그렇듯 뭔가 하라고 하면 하기가 싫다.
특히 그 일이 내가 안 해도 되는 일인데 남들이 다 해야 해서 해야만 한다고
주위에서 압력을 줄 때면 더더욱.
참 이상한 청개구리 성격인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주 주말하고, 3일만 더 일하면 원하면 6일 내내 쉴 수 있는 연휴가 온다.
원래라면 이때 해외로 잠깐 다녀오려고 했으나,
이번엔 빼박 집에서 요양이 될 것 같다(그마저도 무척 좋다).
5일째 아침마다 글을 쓰고 있다.
어제 그 사람과 얘기를 나눈 것처럼 모든 것은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 습관을 쌓아가는 게 훨씬. 무척. 효과적인 것 같다.
내가 만약에 매일 글을 1시간씩 워드 기준으로 몇 장씩 쓴다고 잡았거나,
명상을 한 번이 아닌 두 번으로 잡았으면, 하다가 포기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작심삼일로 말이다.
처음에 거창하게 잡지 않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좀 우습다 싶을 정도로 적게 잡으면 우선 아주 작은 공을 롤링하게 된다.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성취할 확률이 높고, 거기에서 모멘텀이 생기는 것이다.
아무래도 Fulltime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2달 정도는 계속 지금과 같이 지속해보려고 한다.
그러면 3분기때는 조금 더 나아가서 목표를 잡아 매일 습관을 기르는 일을 도모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하루 해야 할 것을 적어두고, 그것을 지워나가는 기분이 꽤 좋다.
난 원래 체크리스트, 투두리스트 이런 거 적는 걸 좋아하던 사람이라서 일까.
어제는 집에 슬슬 걸어갔다.
4월 말인데도 아직 많이 춥고,
이는 어느 정도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 지금 상황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환경을 계속해서 파괴하고 있지 않는다면, 이 정도 추위쯤이야. 싶고
그 무엇보다 공기가 무척 깨끗하고 상쾌하게 느껴진다.
물론 초등학교 때 운동회 때 올려다보던 하늘과는 비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보통 보던 뿌연 느낌과는 확실히 다르게
깨끗한 하늘과 햇살에 비쳐 반짝이는 나뭇잎, 바람에 흔들려 춤을 출 때면
한 번씩 넋을 놓고 경이롭게 쳐다보기도 한다.
그 아름다움에 정신을 못 차리고.
얼마 전에 엄마가 그랬다.
같이 등산을 하고 있는데, 나는 항상 하늘을 많이 찍고, 하늘을 많이 보더라고.
한 번도 내가 ‘더’ 그렇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늘은 아름다웠고, 모든 사람이 당연히 나처럼 생각한다고 여겼으니까.
생각해 보면 난 하늘과 바다, 푸른 것들에 많은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 같다.
높고, 광대하고, 모든 것 품을 수 있는 그것들에.
나는 그러지 못해서일까.
아님 나는 처음부터 그 존재가 아니어서일까.
늘 따뜻함을 느꼈다.
품어주는 느낌.
뜬금없지만 키보드에 올려져 있는 내 손이 참 예쁘게 보인다.
아마 글을 이렇게 쓰는 내 모습이 스스로 좋아서인 마음도 있는 것 같다.
어제 올해 안에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몇 십 번이나 먹었던 마음이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빨리 시간이 흘러가기 전에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렸고,
하나를 버리지 못하고 다른 것을 손에 쥐려고 하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손에 견과류를 가득 쥐고 있어, 그 손을 구멍 사이로 빼지 못하는 원숭이처럼.
가령 주 40시간 근무하면서, 자아탐색을 깊이 하는.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최근 어느 책에서 읽었듯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기에,
나를 몰아쳐서 빨리 그곳에 도달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징그러울 정도로 6년 뒤인 지금도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마주한다.)
그 과정 속에 나는 편안하고, 새로운 것들을 듬뿍 흡수하면서 여유롭고 싶기 때문이다.
게으르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사실이기에.
나는 어마어마하게 부지런한 사람은 처음부터 아니었고,
그의 부속 편으로 늘 일을 쉽게 만드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내 인생도 심플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