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다. 쳐진다고 해야 할까.
우리의 관계는 이미 끝이 나버린 걸까.
끝난 관계를 지금 애매한 상황을 탓하며 질질 끌고 가고 있는 것인가.
내 영혼은 지금 괜찮은 걸까.
나는 괜찮은 걸까.
우리는 괜찮을까.
너무 피곤하다 또.
며칠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머리도 아프고 쓰러져 잠들고 싶은 생각만 든다.
오랜만에 커피를 마셔서일까 불안해서일까 심장이 쿵쿵하고 뛴다.
어제 그 사람은 나에게 목표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신나는 일이 있냐고.
신나는 일이 없던 나는 짜증이 났다.
왜 저런 질문들을 해대는지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부정적으로 이해를 했고 받아쳤다.
또 서로 힘들어하고 엉망인 기류가 흘렀다.
그 기류가 어제는 너무 크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내가 충만한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도 슬퍼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눈물을 많이 흘리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쌀쌀한 기분이 들었으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1,2분 정도 늦었다.
자전거를 타면 늦어도 25분에는 출발을 해야겠다.
그냥 좀 쳐진다.
적어도 7시간씩 푹 자는 편인데도 왜 이렇게 일어나기가 힘이 드는지.
또 내가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다 멈추고 그만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일까.
서로를 위해서.
무엇이 나를 가장 위하는 선택인지.
머리도 아프고 몸이 물먹은 솜처럼 느껴진다.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폴은 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물어봤다고 했다.
그 사람이라면 비꼬는 것 없이 순수하게 물어봤을 거다.
난 지금 내가 바라보고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그런 목표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딱히.
춤추고 봉사 활동하는 정도라면 그것들을 목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장기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있어서는 잘 모르겠다.
그냥 사는 대로 살고 있으니까.
조금씩 움직여서 해보려고 하고 있다.
나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짧은 시간에 기대하지 말자.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까.
그 사람이 이미 지쳐버려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많이 슬프겠지만 보내줄 거다.
함께 있으면서 불행하기는 싫으니까.
나한테도. 그 사람한테도. 참 우리는 타이밍과 상황이 이렇다.
지금은 그 사람이 뉴욕으로 돌아가는 게 위험하니까.
좋게 보면 어떤 무엇인가가(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이때까진 좋지 않은 것들이었지만)
우리를 어떻게든 묶어주고 있다는 거고,
나쁘게 보면 상황이 늘 그래서 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연인 건지 악연인 건지 결국엔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또 달려있겠지.
투자도 그렇고 별 관심이 없다.
돈을 잃었는대도 뭐 기분은 나쁘지만 뭐 그냥 그렇다.
무기력하네.
점심은 좀 나중에 먹고 명상하고 좀 쉬어야겠다.
요즘 음식을 건강하게 먹어서 그런지 응가는 잘 나오는 것 같다.
결혼박람회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지금 나에게는 준비가 되지 않은 결정이기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 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나에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창원에 있을게 아니라면. 솔직히 편하고 자율적인 게 커서 나쁘지 않은 곳이지만,
무엇보다 집이랑도 가깝고.
계속 여기서 일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
물론 여기서 열심히 자리를 잘 잡는다면 점점 괜찮아질 수는 있을 것 같긴 하면서도,
지금은 딱히. 동기부여가 크게 되지는 않는다.
내일은 무급휴가를 내고 쉴 생각이다.
오전에는 나 혼자 드라이브도 하고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이것저것 적으면서 시간을 보내자.
그리고는 자전거신청도 하러 가야겠다.
서점에 가보는 건 어떨까.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약간 설레는 마음이 든다.
내가 필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었었나.
나를 위한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