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월요일

by 류류류

또 월요일이다.

허리는 저번주 월요일과 이번 주 월요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내가 '허리디스크'와 나 자신을 동일시해서 그런지

몸 움직임이 더 조심스럽고, 괜히 더 아픈 느낌이다.


월요일에 티타임으로 만난 회사 동료들에게

주말 현황을 공유하며 괜히 어리광을 피워본다.


어린이 같지만 뭐 어쩌겠는가.

내 마음이 이런 걸.


지금 조직에서 쓸데없는 일을 많이 시킨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내 얼굴에 열이 확 받았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내일 미팅에서 내가 발표를 진행해야 한다라는 걸

듣자마자, 굳이 이걸? 이란 생각에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


근데 예전에 있었던 팀이라곤 하지만,

내가 다른 곳에 갔다 다시 돌아온 격이기에

바짝 엎드려 그저 네네. 해야지 뭐.라는 생각에 이르러

내 붉은 볼에 다시 온도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그저 내가 가지는 생각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좋고 싫음의 라벨을 붙이지 않고

그저 눈앞에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듯,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창밖에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들과 산을 바라보듯,

그렇게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그저 순간순간 바라보고, 또 놓아주는 것.


피곤함과 더불어 빠르게 월요일이 이렇게 지나간다.

작가의 이전글허리디스크 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