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면 폴이 출국하게 된다.
결국엔 폴에게 최선의 결정인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코로나가 걱정이 되지만,
점점 줄어드는 잔고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일상에 자존심이 계속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마음은 괜찮은 것 같다.
주말엔 좀 우울하고 눈물도 흘리고 그랬으나,
간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로 서로 얘기하고 나니 그냥 과정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슬프지 않은 것 같다.
폴이 또 슬플 필요가 없다는 걸 나한테 리마인드 해줘서 인듯하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인듯하다.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가고, 또 차분하게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될까.
내가 원하는 데로 관계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잘 못해준 것들만 생각이 난다 계속해서.
미안하고, 또 고맙고 여기까지 온 그 사람에게 그런 복잡한 마음이 든다.
착착 정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호주에서도 느꼈지만 떠나는 건 생각보다 쉽다.
그 마음을 먹기까지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지, 마음만 먹으면 이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싱글이라 그렇게 느끼는 거겠지만.
폴이랑 같이 점심 먹고 왔다.
용지호수에 앉아서 서로 먹고 싶은 점심을 먹고, 그 옆 공원에 드러누워서 쉬다가 자전거 타고 돌아왔다.
이모와 방 빼는 것만 잘 해결되면 거의 대부분이 잘 마무리되는 것 같다.
오늘 이모가 잘 이해해 줘서 방을 잘 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펀드에는 돈을 넣지 않기로 했다.
1년 동안 넣어야 하고, 아 잠깐. 중간에 뺄 수 있나?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
흠 잠깐 넣을 수 있으니 넣었다가 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얍. 600만원 넣었다. 2달 뒤에 8프로 이자 받고 빼내야겠다. 적게 일하고 똑똑하게 많이 벌고 싶다.
그럴 것이다.
어마어마한 이자는 그만큼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적게 적게 똑똑하게 벌어서 많이 많이 벌 것이다.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근데 아마 중도 해지하면 그 정도는 안 나오겠지.
그래도 한번 보고 얼마 정도 나오는지 확인한 다음에 이게 더 나으면 매달 그렇게 조금씩 넣었다 뺐다 해야겠다.
오늘은 글 한 장을 적는데 무슨 하루 종일 걸린다.
그래도 오늘 아침에 내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다 쳐냈고,
저녁에 이모와만 얘기하고, 당근마켓 통해서 하나 팔면 끝일 것 같다.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쉬어야지.
함께 있는 시간을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여야지.
이번 주 금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수요일이나 목요일 중에 반차를 하루 내서 같이 장도 보고, 기부도 하고 할 생각이다.
폴이 가기까지 거의 딱 일주일이 남았다.
폴은 참 자주 배가 고픈 것 같다.
작게 자주 먹어서 살이 별로 안 찌나 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벌써 퇴근시간이다.
내가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의 인생처럼 살게 아니고, 난 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물론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버스 내리고, 도서관 책 반납하고, 책장 판매하고, 그리고 이모와 얘기 나눠보고 저녁을 먹어야겠다.
그리고 집에서 계속 판매할 수 있거나 정리할 것들은 차분히 정리를 해나가자.
빨리 퇴근하고 싶구나.
오늘은 웬일인지 한 문장 한 문장 써나가기가 꽤 쉽지가 않다.
이제 후덥지근한 여름이 곧 오겠구나.
여름에 폴과 같이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는데.
아쉽다.
그리고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해 돌아가는(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내 남자친구가 걱정이 된다.
뉴욕은 아직까지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이 여기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그 사람이 건강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은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