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서로 연락하지 않은지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연락이 오기를 바랬던 것일까 이기적인 마음에.
아니다.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었고,
지금 힘들어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나도 더 힘들게 만들지 않기 위해 생각이 날 때마다 연락할 마음은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어마어마하게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건 우리가 많은 시간 오래 함께하고,
똑같은 문제들로 반복했던 싸움들에 진이 빠져서인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한테 한 명씩 한 명씩 우리의 헤어짐을 얘기할 때마다
계속해서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리다.
조금씩 무뎌져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의 성격은 똑같은 것 같다.
4년 가까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 일상과 그 안에 나를 공유했던 사람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고 하니 참 부질없다 느끼면서도 마음이 헛헛하다.
조금씩 조금씩 옛날에 받았던 편지들을 정리 중이다.
7, 8월에는 그냥 쉬면서 이런저런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정리해야겠다.
딱히 지금 뭔가를 하고 싶지도 않고, 뭔가 떠밀려서 하는 느낌이라서 별로인 것 같다.
그것에 대한 흥미도 떨어질 것 같고.
그냥 책임감을 내려놓고 천천히 내 감정을 잘 다스리고 나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
하루하루 천천히.
난 왜 부정적인 감정에 많이 휩쓸리고, 그와 나를 동일시하는 걸까.
분명히 나는 좋은 점도 많은 사람인데, 나쁜 모습들에 내가 집중해서 그 부분들이 점점 더 커진 걸까.
더 나은 내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지금 있는 회사에 이 팀에서는 더 이상 노력하고 싶지 않다는 건 사실인데,
지금처럼 어색한 사이가 지속되고 이게 기본이 되면 어떨까.
그게 싫으니까 계속해서 이직을 알아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연락 왔던 전남자친구도 정리해야겠다.
다시 시작할 것도 아니면서,
마음이 있어 보이는 그 사람한테 또 상처 주긴 싫으니까.
필요 없는 관계도 끊어내자.
둘 모두를 위해서.
내가 지금 이렇게 혼자 있으려고 하는 것처럼.
이번 달은 휴가 쓰지 않고 회사에 다 나와야겠다.
아침엔 업무처리하고 이렇게 내 마음을 정리하는 글도 쓰고.
한 달 뒤면 여름휴가다.
올해는 코로나로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반년이 지나간 것 같다.
뭐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떠냐.
뭘 굳이 늘 해야 하고 바빠야 하는 것도 아닌데.
요즘엔 점심에 과일과 삶은 계란 등 조리되지 않은 것들로 내 몸을 채운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아침에는 밥 대신 귀리에 견과류, 과일들을 섞어 먹고 점심땐 과일을 먹고,
대신 저녁은 밥도 먹고 이것저것 먹고 싶은걸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리고 밤엔 딱히 할 게 없기 때문에 빨리 샤워하고 이 닦고 치실까지 마치고
내 방에 올라와서 책 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드는 게 일상이다.
나쁘지 않다.
아침엔 좀 일찍 일어나 보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다시 잠드는 날이 다반사다.
점점 더 나아지겠지.
내 몸에 맞는 수면시간과 양을 찾고,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걸 계속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삶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왜 폴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까.
전혀 그런 드라마와 싸움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그때는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된다.
왜 난 항상 지나고 나면 후회를 할까. 멍청한 것 같다.
나를 계속해서 자책하고 싶지 않다.
바뀌는 것은 없고 내가 더 싫어질 뿐이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팬텀싱어에 푹 빠져있는데, 어쩜 이렇게 노래는 아름답고 내 마음을 건드릴까.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 자체로.
내가 하고 있는 행동과 결정들로 말이다.
올해는 나에게 어떤 해가 될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하루는 빨리 가고 과거의 일상들은 손가락 사이로 흩어져 버리는 것 같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지 않아서일까.
그래서 그냥 이렇게 사는 대로 살고 있어서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걸까.
아니면 나는 허세스럽게 보통의 일상보다는 뭔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는 걸까.
그 사람한테 늘 이상적이라고 했는데,
나도 꾸준한 일상의 평범함을 감사하지 못하고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일까.
어떤 태도로 내 일상을 살아가는 게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걸까.
질문이 많다.
질문이 많은 것은 좋은 것이다.
학생 때 선생님들이 귀찮아 하긴 했지만, 난 늘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이제 대학원 졸업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인생에 대해서 많은 질문과 함께 공부해 나가보려고 한다.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