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차 안에서 월요일이네 하고 얘기했지만, 사실 월요일인 게 그리 나쁘지 않다.
아침에 출근해서 주말에 정리하려고 했던 부분들 정리하고,
폰을 켰는데 실로 오랜만이라 느껴진다.
아무에게도 연락은 오지 않아 있다.
뭐 그전에도 그 사람 이외에는 그리 많은 연락을 받던 것도 아니니까.
영어로 책을 써보는 건 어떨까.
어제 여러 가지의 책을 조금조금씩 읽었는데, ‘알제논에게 꽃을’이란 책에서는 눈물이 많이 났다.
찰리의 순수하고, 너무 착한 모습에 내 모습이 투영돼서 그런 걸까.
상처받을 그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싶다.
상처받은 나를 보듬어 주고 싶은 건가 보다.
상처받은 마음은 건강한 마음이라고 했다.
평생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으니까.
또 어디에서 마음은 상처받기 위해 존재한다고도 했다.
상처를 주고 입는다는 것이 마음이라면 늘 있는 일이라 그런 것 같다.
내가 영어로 책을 쓸 수 있을까.
잠시만 보자,
얼마 정도의 글을 써야 할지 양이 질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200페이지의 글을 쓰면 책이 될 수 있다.
커가는 청소년(extended version으로 20대까지)에게 친구처럼 건넬 수 있는 위로와
내가 거쳐온 실수를 조금 덜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보고 싶다.
급할 건 없다.
천천히 천천히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꾹꾹 내 이야기들을 눌러 담아 보자.
요즘 그 사람 생각이 많이 난다.
내 감정을 나도 잘 모르겠고, 내가 원하는 바를 나 자신이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겠다.
물론 아직 헤어진 지 한 달도 안 됐으니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최소한 3개월은 이렇게 있어 볼 거다.
아직까지는 가까운 느낌이다.
연결되어 있는 느낌.
내가 뭘 하는지 모르겠으나,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 내 감정들과 생각들이
고속도로를 타고 쌩쌩 지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수동적이게 바라보기로 했다.
마치 나 자신이 아닌 것처럼.
그들은 나 자신이 아니므로.
이번 주에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3개나 있다.
오늘은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과 얼큰한 허궈를 저녁에 먹으러 가기로 했고,
내일은 이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언니와 동생과의 점심이 있고,
수요일은 머리도 조금 더 손질할 겸 고등학교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
아마 엄마는 내가 한심할까.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난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에서 가장 나은 걸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고,
그게 엄마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으니까.
쪼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풀릴 일도 아니고, 내 마음도 뒤틀려 가니까.
확실히 귀마개를 끼고 사무실에 앉아있으니 자잘 자잘한 잡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너무 좋다.
난 언제부터 이런 소음에 이렇게 민감해졌을까.
내 이야기가 불특정 다수에게 어떻게 들릴까를 생각하지 말고,
나를 위로한다는 생각으로 적어나가자.
그리고 내 위치를 잘 알자.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대하고 행동하며,
너무 내 안의 많은 얘기들을 꺼내놓지 말자.
또 상처받고 싶지 않다.
물론, 그게 내 마음이 겪을 일들이지만.
그래도 내가 조심해서 컨트롤을 가지고 가는 것과
무방비로 모든 사람의 공격을 불필요하게 견뎌내는 것은 다르다.
이 세상에서는 내가 나에게 제일 소중하니까.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한 지 2,000일이 다 되어가는구나.
하루에 한 장씩 글을 썼다면 과장이긴 하지만 책 10권도 쓸 수 있었을 시간이었다.
더 이상 과거가 될 현재를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슬슬 움직여보자.
무리해서 초반부터 피곤해질 필요는 없다.
성인이 되면 각자 고유한 삶을 가지게 되므로, 타인과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 그 둘을 지속적으로 비교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