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중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서울에 있어서 자주 보진 않지만, 볼 때마다 편안하고 좋은 친구들이다.
내 안에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편하게 풀어놓을 수 있었고
공감해 주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얘기하는 친구들과 어젯밤 날씨처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다.
잠이 바로 오지 않아서 요새 그러지 않는데 폰을 이리저리 만지다가 좀 늦게 잤더니 피곤하다.
그러나 나쁘진 않다.
어제 맵고 짠 걸 먹어서 그런지 아침에 순한 음식이 댕겨 엄마한테 부탁해 오이 설기설기 자른 걸 먹었다.
삶은 계란까지 하나 홍차랑 먹고 있으니 좋구나.
감사하다.
오늘은 점심때 같이 일했던 언니동생과 순대전골을 먹기로 했다.
요즘 계속 비가 와서 그런지 그런 매콤하고 얼큰한 것들이 댕기는 것 같다.
벌써 10시가 다되어간다.
코코넛 오일로 입안을 헹구는 중이다.
회사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건 꽤 좋은 것 같은데, 다른 곳에 가게 되면 힘들 것 같기도.
어제 그냥 툭 넣어본 서울의 외국계회사에서 온라인테스트를 그냥 자동으로 받아보라고 메일이 온건 데,
나란 사람은 참 설레발도 잘 친다.
그래도 계속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는 있지.
온라인 시험에 통과를 한다.
그리고 면접을 본다.
면접에 합격하고 오퍼도 괜찮게 온다.
그럼 Go 하는 거지 뭐.
딱히 지금 이 자리에서 편하기는 하지만,
뭘 많이 배우고 있지도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이상적 이진 않고,
집도 좀 답답하고, 나 혼자의 시간도 필요하면서,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 싶은 그런 타이밍이긴 하니까.
17개월짜리 아기와 같이 점심시간을 보냈더니 어젯밤 때문인지 지금 무척 피곤하다.
오늘 저녁엔 샤워하고 쉬다가 일찍 푹 자야겠다.
아침에 매일매일 이불도 정리하자.
이제 두 시간만 있으면 퇴근이다.
오늘은 10분 정도 일찍 나가서 민욱이를 픽업하고 집으로 갈 예정이다.
온라인 시험은 언제 쳐볼까, 목요일 저녁에 쳐야겠다.
내일은 머리도 하고(생각보다 신난다) 친한 친구들과 저녁도 먹고 집에 들어올 거니,
목요일에 집에서나, 아니면 내일 회사에서 시간을 내서 쳐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 회사에서 시험을 치도록 하자.
어차피 스크린 보고 있을 거니, 집에서 노트북 꺼내고 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 같다.
(이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당돌했구먼?)
이번 주도 시간이 술술 잘 흘러간다.
뭔가 상사의 조용함이 조금 불안하다는 생각이 슬쩍 스쳐 지나갔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하는 업무의 보고를 시키는 것과, 예전에 사전 보고할 때 문도 닫고 있었던 점 등.
내가 또 생각이 많은 것일까.
이런 내 감정과 생각들을 고속도로변에서 가만히 지켜보자.
이제 내가 앉아서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며칠 전보다는 더 명확하게 떠오른다.
내 마음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
신기하게도 내가 읽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에서 나에게 뭘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
그게 다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
내 인생은 좋은 방식이든 좋지 않은 방식이든 더 나은 나와 더 나은 나의 인생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회와 사건들을 던져 주고 있고,
그에 반응하는 내 모습이 아니라,
전투적으로 살아내는 내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냄새가 너무 심하다 앞에 앉은 사람이.
하아 너무 고통스럽다 이 찌릉내.
개코라서 그런지 여름에 이렇게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사람과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은 참 고역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스멀스멀 맡아지는 저 냄새가 극도로 싫구나.
어쩌겠나 자리를 좀 바꿔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솔직하게 얘기하고 인쇄기 뒤로 옮겨달라고 해야겠다.
매번 이 사람이 자리에 앉을 때마다 너무 힘드니까.
얘기해서 하나하나씩 변화해 나가자.
타인을 생각하며 조금은 부드럽게, 그러나 내 욕구를 정확히 추구하면서.
(이건 결국 얘기하지 못했다. 기생충에 나오는 것처럼 '냄새'는 민감한 이슈여서 그랬던 것 같다.
상대방이 수치심을 가질 무척이나 확률이 높았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