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독 이 회사에 다니기 싫다.
딱히 가치 없는 일을 하면서,
아니다 가치는 둘째치고 딱히 내가 흥미 있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매일매일 출근해야 하는 것.
여기 사무실에 거의 100%의 인원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겠지.
이직하고 싶다.
너무너무.
새로 다시 잘 시작하고 싶다.
너무.
오늘은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써볼까. 하고 어제 생각했었는데.
아침에 출근해서 여유롭게 시작하는 이런 스케줄은 너무 좋은 것 같다.
출근해서 메일 확인하고, 유산균 챙겨 먹고, 물 한잔 마시면서 업무 좀 봤다가,
집에서는 한 개 다 먹지 않을 사과를 냠냠 다 끝내는.
그리고 9시 반정도 돼서는 맛있는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시고.
점심시간 때는 낮잠도 자주고, 낮잠 이후에 점심 먹으면서 마무리하는.
이제 3일만 더 나오면 9일을 쉰다.
JPO가 한국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거라 경쟁은 좀 덜할 것 같은데, 난 영어공인점수가 현재 없다.
그리고 한국정부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YPP를 노려봐야겠다.
Department of Global Communications.
여기가 내가 쏠 수 있는 가장 best shot이다.
오케이. 이걸로 3Q 보내자.
나도 참 끈질기다.
몇 년부터 지원했냐.
2018년부터 12번을 지금까지 지원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입사 후 3년 정도 이후에 했구나.
2년 반 동안 12번이나 지원을 하다니, 나란 사람도 웃기다.
국제기구에 입사할 수 있을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나는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옵션이면 고 하겠다.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을까. 하하.
좋은 분들도 많고 한데, 내 마음이 문제겠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생각을 한다는 건 내가 그 사람을 점점 정리하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그 사람 생각이 나고 뭔가 안타깝다.
우리가. 그 사람이.
이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면 안 되겠지.
서로에게.
특히 그 사람에게.
우리는 무엇이 서로에게 부족했던 것일까.
나는 그에게 어떤 면들이 부족했나.
솔직히 잘 알고 있다.
그 사람을 아껴주지 않았고,
내 감정에,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려 나와 그를 모두 힘들게 했었다.
이기적이었고, 사랑을 주지 않았다.
아마, 어떻게 주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
나는 지금 나 자신도 사랑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 사람이 그렇게 계속 나를 잘 대해주라고 했던 것일까.
그냥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게 놔두자.
답을 지금 당장 내려고 하지 말고,
솔직히 이때까지 나오지 않은 답이면,
함께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내가 가지고 있던, 아니 나와 함께했던 그가 가지고 있던 좋은 면들을 잃는 게 아쉬웠던 것 같다.
좋은 사람이니까.
나한테 과할 정도로.
아니지, 나를 사랑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헤어지고 보니 지금은 좋은 면만 보이는 것 같다.
그와 함께했던 많은 시간과 추억이 소중하다.
그리고 정말 많이 배웠다.
좋은 방식으로든, 좋지 않은 방식으로든.
좋고 안 좋고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좋은 게 좋지 않고 안 좋은 게 좋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그 사람과 함께하면서 어떤 게 정말 진정한 사랑의 마음인지도 배웠고,
지금 솔직하게 얘기하면 나는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싶다.
그렇게 나 이외에 타인을 아껴줄 수 있을까.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런 그의 모습 때문에 내가 마음이 무겁고 힘이 든다.
뭔가 내가 안고 가야 할 그런 순수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내가 안고 가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 짧은 한 장에서도 내 마음은 흔들거린다.
그를 만났던 처음부터 그랬다.
가만히 지켜보자.
내 마음이 어떤지.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도 없고, 급한 것도 없다.
그냥 이렇게 바라보자.
나를.
내 가장 깊은 곳 무의식의 욕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