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를 재우며
태이에게는 등 대고 자는 법을 일찍 알려주었다.
덕분에 졸릴 시간에 침대에 눕히기만 하면, 조금 칭얼거리다가도 금세 잠들곤 했다. 그런데 낮잠 횟수가 줄고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인지, 요즘은 혼자 잠드는 걸 점점 힘들어한다. 이제는 아기띠 속, 혹은 아빠 팔 위가 아니면 도통 잠들지 않는다.
첫 낮잠 시간. 어김없이 아기띠로 재우려 했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거부다. 아기띠에 안기기 싫다며 버둥거리고 울고, 내려놓으면 더 심하게 보채기 시작한다. 이건 억지로라도 재워야 한다는 신호. 아기띠에서 간신히 잠들어 침대에 내려놓으면 다시 울고, 안아 재우고 또 내려놓고... 오늘만 네 번째.
이쯤 되면 아무리 엄마라도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
"졸리면 그냥 제발 자!"
결국, 다시 아기띠 속에서 스르륵 잠든 아이를 보며, 이 천사 같은 얼굴에 짜증을 낸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매일매일 에너지가 넘치는 태이가 가끔은 버겁다가도, 어느새 엄마를 보고 씨익 웃어줄 때면 또 마음이 말랑해진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를 바라보는 일인 동시에 내 안의 들쑥날쑥한 감정을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아이와 나를 함께 돌보는 일.
오늘을 잘 견뎌냈으니, 내일은 조금 더 너그러운 엄마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