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이들 장학금 신청이 끝났습니다

산천 요리생 마지막이 아니길

by 서진

국제 로터리 3650 지구 서서울로터리클럽에서 처음 연락이 온건 9월 19일이었습니다.


작년 아이들이 이루어낸 성과에 힘을 더하고 싶다며, 미남축제에 참여했던 아이들 4명에게 장학금 40만을 주고 싶다는 연락이었죠.

너무도 반갑고 고마운 일이었지요.


곧바로 아이들 중학교 담당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께 연락드려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통장 사본을 준비할 수가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가 생활기록부 열람이나 아이들 통장 발급을 할 수 없는 처지라 학교 측에 부탁을 드렸습니다.

어쩌면 투덜거리는 선생님들 말씀처럼 어떤 이에는 40만 원이라는 돈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매달 주는 생활비나 용돈을 겸한 장학금도 아니고요.


하지만 로터리 입장에서 중학생에게 장학금 전달은 처음이지만, 이번 취지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지 않겠냐는 말씀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보통은 수능 만점이나 S K Y or KAIST 입학생 또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노력해 상위권을 달리는 대학생 정도이거나 특별한 성과를 이루어 상을 받은 학생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집안 형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합니다.

특별한 재능으로 상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단지 아이들은 작년 음식 축제에서 성공이라는 달콤한 맛을 처음 보았고, 그 맛이 잊지 못해 작은 것에서부터 달콤한 결과물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하기 싫어요. 힘들어요.”를 입에 달고 다니며 뺀질 뺀질 하던 재범이가 자진해서 요리동아리 팀장이 되어있는 것처럼요.

이렇게 아이들이 변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은 감동하였습니다.


서류 몇 장 받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그러고 보니 장학금 이야기가 나오고부터 선생님들이 요리반에 오시질 않습니다. 전에는 2.3학년 선생님이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시고 음식 맛도 봐주시더니 이제는 안 오시네요.

“40만 원 한번 준다는데.”라고 삐딱하게 말씀하시던 3학년 우리 '문제아 3인방'에게 공부는 포기하고 취업준비를 하라던 담임선생님은 아예 발길을 끊으셨고요.

괜히 아이들 자기소개서 쓰는 걸 봐달라 부탁했나 봅니다.


우여곡절은 없었지만, 느려지고 느려진 서류는 두 달이 다 돼서야 준비가 됐습니다. 그래도 방학 전에 끝나서 다행이죠.

준비과정에서 왕따 아닌 왕따를 시키는 학교 측에 저도 기분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학교 선생님은 아니더라도 서서울로터리와 제가 내민 손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미래를 설계하는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어제 아이들이 참여를 못한 미남축제가 끝이 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마음은 아리고 아프네요.

작년 아이들은 미남축제에서 음식을 판매하며 돈을 버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과정과 마무리를 같이하며 느낀 뿌듯함, 성취감 그리고 나도 세상의 일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3학년 아이들이 미남축제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따뜻한 마음을 안고 졸업을 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3년 내내 입던 옷을 벗어던지고, 받은 장학금 40만 원으로 고등학교 갈 때 예쁜 옷을 사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제가 아이들에게 꼰대질을 하고 있습니다.

“너희들 질타하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잔소리는 안 들어봤지? 난 선생님이니까. 끝까지 잔소리할 거다.”

“고등학교 가면 잔소리할 사람도 없잖아. 선생님이 귀신처럼 따라다닐까?”

“아마도 올해가 선생님도 마지막 수업이 될 것 같다.”

“너희들이 후배들을 이끌어줘라.”

“사랑해~”


이제 제 할 일은 다 했네요.

우리 디게 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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