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존중해 줍시다.
음식,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모유를 먹거나 젖병에 담긴 분유를 먹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자궁에서 영양분을 받았을 적보다 태어나 모유와 분유를 먹으며 아기의 몸속 소화기관이 발달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불린 쌀을 끓인 물부터 먹으며 앞니가 나고 씹고 뜯고 마시며 세상의 모든 음식 재료를 먹을 준비합니다.
그 옛날 선행 인류부터 씹고 뜯고 마시며 먹는 행위는 호모사피엔스 즉 지금 인류까지 전해 내려오는 가장 오랜 역사라고 참고문헌 23쪽에 달하는 333P짜리 ‘리처드 랭엄의 요리 본능. 2013’에도 나오더군요.
씹고 뜯고 마시며 먹는 일은 우리가 돌도끼를 만들기 전, 불을 사용하기도 전에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겠죠.
아마도 레시피는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구전으로 시작해 교육으로 더 나아가 기록하며 2025년 지금까지 이어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레시피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간직해야 할 기록이라는 저의 짧은 소견을 내놓아봅니다.
하지만 레시피는 ‘창작물’이 아닌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작권' 혜택을 못 받는답니다.
다만 레시피 안에 ‘2024년 수확량이 적었던 연도였지만, 고추가 자라기에 가장 최적 합한 120일이 되는 늦은 여름부터 가장 진한 붉은 주황색을 띤 길이 oo cm, 두께 oo cm 정도의 알맞게 익어 살아준 고마운 고추를 땄습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 안쪽에 어렵게 자라준 고추가 말리기를 기원하며 가장 최적한 자리에 통풍이 잘되는 자리를 만들고 고추를 펴 말렸습니다…. 검붉은 색으로 말린 고추는 우리 지역 내 가장 기술이 좋다는 oo 년 전통을 잊는 방앗간을 찾아 고마운 고추를 고추장으로 만들기 적합한 oo 크기로 빻았습니다….’라고 다소 과장된 열거이지만 사람의 감정이나 사상을 주입하면 저작권을 받을 수도 있다네요.
레시피는 저작권의 틀 안에 들어갈 수 없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특정 사진들은 저작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레시피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 두드러지어 가장 맛있어 보이고 작품과 만들고 찍은 이의 작품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레시피는 음식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라던가 기술적 용법이 포함되지 않으면 '특허'를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냉동을 하지 않고 생김치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oo을 넣으면, oo 화학적 방법은 김치에 코팅해 줄 수 있어 oo 기간보다 oo 기간 더 오래 생김치를 먹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제가 유튜브나 블로그에 레시피를 올리더라도, 저의 사이트에 게재된 요리를 본 유튜버나 블로거가 자신의 생각과 용량이 1g이라도 다르거나 불조절 등 사소한 사항이 변형된 레시피를 사이트에 게시했다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합니다.
몇 년 전이지요.
제가 즐기는 작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상품성 없는 채소나 과일로 소스나 식품첨가 물을 만드는 겁니다.
아시안 멜론도 아니고 버젓이 세계에 우리나라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참외’라는 고유명사로 팔리는 상품성 없는 참외를 가지고 놀 때였습니다.
상품성 없는 참외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땅에 묻어 버릴 수밖에 없다는 농민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귀한 참외를 쓸 방법을 궁리하며 국내외학술지, 해외 멜론에 관한 연구, 동의보감 등 여러 가지 자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자료의 내용 중 참외가 땅에서 썩으면서 나오는 가스가 토양을 해친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렇담 빨리 참외를 이용한 식품 첨가제나 음료 또는 소스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청을 담는다던가 갈아 만드는 것이 아닌 의외의 방법을 이용해 음식재료의 비린 맛을 중화해 주고, 연육 작용 그리고 영양성분도 살릴 방법을 서서히 만들어나갔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제가 참외로 연구하는 것을 알고 있던 후배가 나타났습니다. 제가 만든 참외로 만든 식품첨가 물을 이용한 제품으로 특허를 냈다고 합니다. 어쩐지 한동안 연락이 없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했더니, 내가 만든 방법 중 oo 재료 하나를 뺐다 하더이다. ‘참외’로 특허를 내지 않은 저로서는 할 말이 없죠.
더군다나 저작권이나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레시피’ 하나로는 뭘 할 수가 있을까요.
그 후배는 특허 내고 사업이 번창해 잘 먹고 잘 산다고 합니다만, ‘선배는 음식 자판기 같아.’라는 말에 음식을 만드는 방법과 이유 그리고 자료를 술술 읊어주는 날 꼬시러 온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수의 요리사는 자신의 레시피를 꺼내 놓기를 꺼리기도 합니다.
저는 음식을 이용해 특허나 저작권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이 있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가장 오래된 행위가 먹는 일이라, 음식이 구전되어 내려오든, 교육을 통하던, 기록으로 이어졌던, 사람이 살아가며 일반인들도 이용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구전으로 내려오는 요리를 배웠고, 교육을 통해 실력을 늘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음식에 대한 기록들을 들추어가며 지금까지 요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교육하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작권이나 특허가 있어야 나의 요리를 지켜야 한다는 법적인 절차보다,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창작물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던 학생들이 리포트에 주(註)나 참고문헌(Reference)을 기록에 많은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그들이 주나 참고문헌을 기록하는데 어려워했었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주나 참고 문언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창작물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 또한 존중을 받지 못할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작권이나 특허가 없으면 나의 소중한 음식이 나의 것이 아니기에, 나 또한 동참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 고민합니다.
그래도 저처럼 평범한 요리사는 나름대로 창작 아니, 아이디어로 음식을 만들어 저작권을 받지 못한다고 하여도, 존중을 기본으로 한 ‘일상적 문화 저작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