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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 jin Nov 03. 2019

[우리가 함께한 오늘,] 그랬었던 아이


ㅎ그랬었던 아이가 있었지요

아주 똑바르고 야무진 아이가 있었지요

따스한 어른들 품에서 꼬옥 안겨 살던 여린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던 그 아이


쉽게 허물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공부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나의 마음이 한참 부족한 때문인지

그 아이는 항상 깍듯한 인사를 '꾸벅'할 뿐

인사하는 순간만 수줍은 마음을 보여줄 뿐

말 대신 점점 짜증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모르겠다는 문제 개념에 따라 그날 설명이 붙여지고

다음날 조금은 한산한 시간으로 미루기를 여러 번 할수록

수줍게 인사하던 그 미소마저도 볼 수 없었답니다


매번 이야기해 줬답니다

개념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성급하기보다는 문제 내용을 즐겨보자고

그러나

우리 친구는 모르니까 가르쳐주면 되고

모르는 문제 설명해주면 나는 금방 알아갈 텐데

선생님 설명을 못하시나?

도대체 이게 뭐람...


그때 아이는 작별을 고했고

나는 차마 전달하지 못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아픔을 느껴야 했다

아이야~성급한 배움, 똑 부러지는 가르침, 확실한 설명과 답은 짧은 순간만 달콤할 뿐

너를 위해 의미 없는 욕심을 내려놓고

따스한 맛을 배워보자꾸나


다행히

한 달여 만에 다시 돌아온 그 아이는

그때부터 조금씩 받아주고

믿어주는 자세로 지금은


'살랑살랑'

다른 이들의 마음도 들여다봐주고

'마음 표현하려는 꼬마 마법사'입문 단계 공부 중이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그 세상엔

똑 부러지는 한 사람보다는

다부지고 마음 꺼내 보이며 진짜 웃음 짓는 그런 따스한

꼬마 마법사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ㅎ



Photo by Artem Malts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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