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방구석 식덕 생활
작은 화분이 오십 개 가깝게 늘었다.
사람 생김새만 제각각인 줄 알았더니 식물도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정말 그렇다. 새삼스럽게 그걸 또 이제야 알아본다.
모든 식물을 구분 없이 '식물' 하고 불렀을 때는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지금 몇 달째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고
바라보고, 얘기하고, 만지고······.
그랬으면서
그 사실을 이제야 알아본다. 돈오의 순간처럼 갑자기 알아차린다.
어떤 사물을
잘 보고, 잘 안다는 건
거리를 적당히 지킬 때 가능한 모양이다.
너무 멀어도 못 보는 것이 있다.
너무 가까워도 안 보이는 것이 있다.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반복하면서
열렬히 타오르고 또 그저 응시하면서
우리 사이의 시간을 쌓아야
보인다.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