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여름방학 성장담
2학기 첫 수업 나의 말하기.
잘 지냈나요? 방학이 길어서 다들 푹 쉬고 실컷 놀고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하고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생각이 자랐을까 너무 궁금합니다. 오늘은 생각이 자란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일단, 나부터!
나의 방학은 일단 책을 40여 권 정도 읽었습니다. 80번째부터 122번까지를 셌으니까 진짜로! 나는 원래 대전 사람이 아니라 대전에 친구가 없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이들도 방과후학교 가고, 학원 보내고 나서 책 읽은 시간이 많았어요.
그다음 나의 소중한 친구-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혼자 실실 웃고 그랬습니다. 여전히 나는 <책읽아웃> 팬이고, <책, 이게 뭐라고>도 다 듣고요. 매일 외국어로 뉴스도 괜히 들어보고 그렇게 지냅니다.
방학 동안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실제로 달린 것은 10번 정도 되지만, 나는 평생 달리기를 할 생각을 못하고 지냈던 사람이라서 나에게는 큰 변화입니다. 초등학교 때 6명이 한 조로 달리기하면 5등 했어요, 늘. 이번에 달리기를 해보려고 운동화도 새로 장만하고, 에어팟도 귀에 딱 끼고 달리기를 시작했다가 나에게 너무 놀랐잖아요. 너무너무 힘들어서 핸드폰을 보니까 1분 달린 거 있죠. 1분만 달려도 너무 힘들어서 1분 뛰고 3분 걷고 2분 뛰고 거의 걸었던 게 달리기의 시작이었고 이제는 쪼금 늘어서 20분 정도 계속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마녀체력>이라는 책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서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요즘은 요가도 30분짜리, 40분짜리, 60분짜리 골라가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 방학에 동네서점, 독립서점이라고도 하는 작은 서점에 세 군데 정도 가보았습니다. 대형서점과는 다르게 서점마다 특색 있게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림책 위주로 가져다 놓는 서점, 잡지만 파는 서점, 먹거리를 중시하는 서점 등 특징이 있고, 세상의 모든 책을 갖다 놓지는 않지만 어떤 책들 갖다 놓느냐에 따라 서점의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그 서점에는 어떤 책들을 모아뒀나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큐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그중 한 곳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자꾸 개최해서 박상영 소설가 얘기 들으러 갔었고, 지난주에는 김한민 작가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김한민 작가를 만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분은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고, 현재는 동물과 환경을 위한 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입니다.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을 최근에 냈는데요. 나는 이번 학기에 여러분에게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쭈욱 하고 싶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나의 방학 이야기입니다. 앗, 하나 더 있다. 주 1회 프랑스어 학원 다녔어요. 안 잊어버리려고.
그럼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성장담을 듣겠습니다. 주제는 방학 동안 내가 골똘히 한 일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공책을 꺼내어 다음의 문장을 완성해보세요.
나는 여전히 ___________________.
나는 이번에 ___________________.
썼나요? 그럼 이것과 관련하여 '우리들의 여름방학'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것입니다. 어렵지 않아요. 딱 한 마디로만 말해주세요. 둘 중에 아무거나! 뭐든지 '나'의 '여름방학'에 대한 것이면 됩니다. 단, 앞사람이 이야기한 것은 빼고 말해주세요. 예를 들어 앞사람이 '영화'라고 했다면, 그런데 나도 영화를 썼다면 구체적인 그 영화의 제목을 말하면 됩니다. 1분단부터 여름방학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해보세요. 나는 칠판에 그 단어를 적을 거예요. 갑자기 바로 앞 친구가 나랑 똑같은 말을 해서 당황하거나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경우 '다음으로'로 패스 가능합니다. 다만 다시 그 친구에게 기회는 주어진다는 거!
칠판에 이렇게 스무 개의 단어를 썼어요. 모두가 우리들의 여름방학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이것에 대해 나의 이야기를 붙일 거예요. 아까 자신이 말하지 않은, 친구가 이야기한 단어에 대해 말해도 좋고, 이번에는 겹쳐도 괜찮습니다. 혹시 바로바로 말하기가 힘들면 미리 준비해도 좋아요.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딱 세 문장 이상씩만 말하겠습니다. 괜찮겠지요?
이렇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했군요. 말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더니, 게임, 영화에 동그라미가 많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기도 했고, 더욱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궁금한 이야기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9월 초, 두 달의 방학이 끝날 무렵. 중학생들 앞에서 말하기 준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