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야생화 카드

by 김경희
야생화의 매력에 퐁당 빠진 날

한 때, 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진 때가 있었다. 장미, 백합, 튤립, 히야신스... 이런 외국 꽃 이름만 알다가 우연히 알게 된 우리 꽃. 당시에는 디지털카메라가 아직 나오기 전이었는데, 필름 카메라로 길거리 꽃이란 꽃은 모두 찍고 인화하느라 용돈 깨나 썼던 기억이 남아있다.


개망초, 강아지풀,의 장풀(달개비 꽃), 달맞이꽃, 이름마저 이상한 개불알꽃(풀숲에 핀 콩알만 한 파란색 꽃인데, 열매가 개의 거시기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강릉 요강꽃, 금낭화,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제비꽃, 진달래, 민들레, 미스김 라일락, 물봉숭아, 맨드라미, 비단풀, 쑥부쟁이.... 난생처음 알게 된 우리 꽃들이 얼마나 정겹고 이뻤던지. 야생화 사랑은 야생화 카드 만들기, 진채화로 야생화 그리기, 야생화 목걸이 만들기 수업으로 이어졌다.


야생화 카드 만들기

야생화 카드 만들기 수업의 학습 목표는 두 가지이다.


첫째, 우리 주변의 흔한 풀꽃의 이름을 단 한 가지라도 알고 불러주자는 것이다. 이름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다. 이름을 모를 때는 그저 길가의 흔한 잡초지만 이름을 아는 순간 나에게는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지금은 많이 잊어버렸지만, 강아지풀, 방동사니(내가 동방사니로 잘못 알고 있었던 풀이다.) 풀숲에 수줍게 피어있는 보라색 달개비 꽃, 보도블록 사이를 비집고 나와 납작 엎드려서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비단풀, 노을이 지면 피기 시작해서 별꽃처럼 피어나는 달맞이 꽃. 진짜 방울 소리가 날 것 같이 생긴 은방울 꽃, 할미꽃.... 이름을 알면 어느 시인의 시처럼 '내게로 다가와 하나의 의미'가 된다.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 학습 목표는 물론 카드를 디자인해보는 것이다.

당시 학생들이 만들었던 야생화 카드
야생화 카드 만들기 수업 과정

야생화 카드 만들기 수업을 하려면 먼저 식물 채집을 해야 한다. 먼저 두꺼운 책을 가지고 들판이나 거리로 나간다. 마음에 드는 들풀, 들꽃을 만나면 따서 책갈피에 끼우는데, 가급적 너무 두꺼운 것, 너무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한 두 개만 채집하는 것보다 넉넉하게 많은 양을 채집하는 것이 좋다. 디자인을 정해놓고 식물을 채집하는 것이 아니라 채집한 식물을 놓고 카드를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식물 채집을 생각한다면 2학기 보다는 1학기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이 학기 때는 들풀, 꽃들이 씨앗을 맺느라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위의 카드 만들기 작품들은 2학기에 진행한 것들이지만 여름 방학 과제로 식물 채집 숙제를 내준 터였다. 식물 채집 숙제를 내주면서 아이들이 자신이 채집한 식물의 이름을 알아오도록 했다. 물론 많은 아이들이 이름을 알아오지 못했지만, 수업을 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식물의 이름은 알려주었다. 식물은 물기 없이 바짝 말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성 후 곰팡이가 생기는 낭패를 보기 쉽다.


색도화지 두 장을 준비하고 잘 말려놓은 식물을 늘어놓고 카드를 디자인한다. 식물을 카드에 붙일 때는 목공 본드를 사용한다. 지나치게 두껍게 바르지만 않으면, 목공 본드는 투명하게 마르기 때문에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라미네이팅 코팅지를 카드 위에 붙여 완성한다. 라미네이팅 코팅지는 무광을 사용했으나 구하기 어렵다면 투명한 시트지를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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