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racle, Mucize, 2015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민감하신 분은 패스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장르 : 드라마 / 터키 영화 / 15세 이상 관람가 / 감독 마흐선 키르미지귈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1950년이나 60년대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교사인 마히르는 시골 학교로 발령이 난다. 아내는 그에게 노상강도라도 만나면 어떡하느냐며 임지로 가는 그를 말린다. 그 역시 사랑스러운 두 딸아이와 아내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연금도 걱정되고 시골에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그를 임지로 이끈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깊은 산등성이에 도착한 마히르. 그런데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
버스 운전사는 그에게 멀리 산을 가리키며 저~~산을 넘고 또 그 너머 산을 넘으면 마을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오 마이 갓!
눈이 시릴 정도로 맑은 하늘 아래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다시 산길을 걷고 또 걸어 마을에 도착한 마히르를 맞이한 것은 마을 사람들의 총구. 겨우 자신이 교사임을 인정받았으나 황당하게도 그곳에는 학교가 없었다! 정부가 그를 학교도 없는 곳에 발령을 냈던 것이다.
사흘 뒤, 학교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마을 촌장과 함께 시청으로 간 그는 대통령이 죽었고 학교는 지어질 가능성이 없으며, 차라리 이를 핑계 삼아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권유를 받는다.
마히르는 시내에서 하룻밤 묵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두고 온 두 딸아이를 생각하고 마을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두 눈을 떠올리고 순박한 촌장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는 여자아이들도 학교에 보낼 것을 조건으로 남기로 한다. 학교는? 마히르는 학교를 지을 돈도 손수 마련한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비밀. (영화를 보면서 확인하시길.) 어쨌든 그는 마을에 학교를 짓고 수업을 시작한다.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시골 교사의 감동 실화 정도로 생각하고 본다면 오산이다. 시골교사 마히르가 주인공인것 같지만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어쨌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터키의 자연은 아름답고 교사 마히르가 만난 산골 마을 사람들의 삶은 유쾌하고도 감동적이다.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이 영화는 전체 관람가가 아니라 15세 관람가다. 이 영화가 왜 15세 이상 관람가인가 곰곰이 생각해봤다. 영화에서 묘사하는 터키의 결혼 풍습이 등급을 좀 높여놓지 않을까. 영화가 다루고 있는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지금의 눈으로, 특히 페미니즘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보면 불편한 부분들이 꽤 있을 수 있다. 그땐 그랬었지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다른 것들이 많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