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자본론 / 마스다 무네야키

요즘 츠타야는 어떻게 지내나요?

by 이진희

'츠타야(TSUTAYA)'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츠타야가 뭐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뭐랄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라고 대답했다. 표현이 다소 막연해서 실제로는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일본을 가는 사람들은 한 번씩 들러 인증샷을 남겼다. 나도 가게 되면 일정이 아무리 짧아도 츠타야를 꼭 끼워 넣었다.

요즘은 츠타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것 같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겠지만, 츠타야 열광 자체가 한풀 꺾인 느낌이다. 츠타야를 벤치마킹했다 주장하는 곳에 가보면 책 옆에 문구나 잡화를 적당히 끼워 파는 경우도 많았다.


이 책은 츠타야의 창립자, 마스다 무네야키의 저서이다. 그는 츠타야를 기획한 배경과, 츠타야를 운영하며 부딪힌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설명하며 기획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는다. '츠타야'라는 유행이 지난 이제야 읽고 정리하려니 몇 걸음 뒤쳐진 것 같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책이 나온지 5년이 넘었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한동안 통용될, 기획에 대한 고전 같다. 읽고 난 후 츠타야의 현재를 찾아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설명하는 열쇳말은 라이프스타일, 제안, 기획이다. 책의 제목인 지적 자본론의 핵심은, 현재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재무'자본에서 '지적'자본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말고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일종의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기-승-전-결로 구성되어 있다.

기.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제안을 해야 한다. 제안은 디자인을 통해 가시화된다.

승. 책이 혁명을 이끈다. : 책은 한 권 한 권이 제안 덩어리이며 이노베이션을 이끈다.

전. 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 이노베이션을 지역성을 기반으로 확대한다.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 휴먼 스케일, 효율성이 아닌 행복을 추구한다.

각 장의 내용을 순순히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메시지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흐름까지 읽을 수 있다. 각 장을 간략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기.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장에서는 '고객 가치'의 관점에서 소비 사회의 변화를 살펴본다. 소비 사회의 첫 번째 단계, 물건이 부족한 시대에는 상품 자체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든 용도만 충족하면 팔 수 있었다. 소비 사회의 두 번째 단계는 인프라가 정비되고 생산력이 신장되어 상품이 넘쳐난다. 플랫폼이 중요해진다. 상품을 어디서 선택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 효과적인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회사를 선택하게 된다.

지금은 그다음 단계, '서드 스테이지'에 진입했다. 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없다.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중요한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에서 설 수 있다.

퍼스트 스테이와 세컨드 스테이지는 재무 자본이 중요했다. 상품과 플랫폼을 만드는 데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디자인이 중요하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념에 형태를 부여하여 고객에게 제안하는 작업이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결국 '제안'이고 제안은 가시화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제안을 가시화하는 능력이 없다면, 즉 디자이너가 되지 못하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어렵다.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상품의 내면에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멀티 패키지 스토어라는 형태로 가시화하는 작업이 디자인이다.


승. 책이 혁명을 이끈다.

마스다 무네야키는 서점, 도서관, 상업 시설, 그리고 가전제품을 이노베이션(innovation)하려 한다. 서적이나 잡지는 한 권, 한 권이 그야말로 제안 덩어리다. 서적 자체가 아니라 서적 안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서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제안 능력이 회사 내부에 축적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전. 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현실 세계의 매장도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 기획회사의 존재 의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이루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다케오 시는 다케오 시립 도서관에 의해 활성화되었다. 이노베이션이 지역 활성화를 도울 수 있다고 믿으며 이러한 이노베이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이노베이션을 이뤄야 한다.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앞으로 비즈니스의 사활은 브랜드 파워, 데이터베이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접객 담당자처럼 대차대조표에 실리지 지적 자산이 판가름할 것이다. 조직이 지나치게 거대해지면 지적자본을 축적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고객 가치로 전환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역할과 계층이 형성되어 지적자본과 현장이 본리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먼 스케일의 구조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면서 각각의 고객을 직접 대응할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일하는 직원은 무엇보다 자유로워야 한다. 병렬형 구조로 각각의 힘을 모아 기능을 높여 가는 클라우드적 사고에 기초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고객이다. 눈앞에는 항상 고객이 존재해야 한다.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원은 지시를 내리는 상사가 아니라 고객을 바라보아야 한다. 고객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가져온 해답은 결국 독선적인 의견이다. 그렇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고객 가치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지 각자 자유롭게 구상하며 클라우드적으로 기획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차원에서도 본인의 꿈에 다가가려면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한다. 누군가에게 관리를 받는 편안함에 젖어서는 안 된다.

휴먼 스케일의 조직은 상하 조직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효율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효율은 편리하고 대부분의 경우 쾌적함을 이끌어낸다. 단, 쾌적과 행복은 등가가 아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숲 속의 산책로를 지나가야 한다면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곳을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은 결코 효용성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를 설계할 때도 효율성보다는 편안한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래서 각 건물들은 숲 속의 산책로로 연결하였다. 부지 안에 느티나무는 그래도 남겨 두었다. 인간에게 자연만큼 효율성이 나쁜 것도 없다. 가령 나무를 심으면 가을마다 낙엽이 떨어져 청소를 해야 한다. 여름을 맞이하기 전에는 가지를 쳐 주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일손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숲을 지나는 바람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고, 흔들리는 나뭇가지로 사이로 새어드는 햇살은 아름답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이것이 행복에 더 가깝다.


책이 나온 지는 꽤 되었지만 여전히 유효한 인사이트가 듬뿍 담겨있다. 지적 자본론이 던지는 메시지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할까?!

더불어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어떻게 병행할지 고민한다. 숙박시설은 물론이고 카페도 독채로 운영하고, 여러 시설이 시간대별 소수 예약제를 도입했다. 내 삶과 일은 어떻게 새롭게 기획할 것인가 묵직한 숙제를 시작한다.


그래서말인데 요즘 츠타야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웹에서 약간의 흔적을 찾아보았다.


츠타야의 새 매장들

2020.10. 항저우에 첫 본토 매장 오픈

2020.12.25 상해 매장 오픈

https://asia.nikkei.com/Business/Business-trends/Tsutaya-Japan-s-biggest-bookstore-chain-bets-on-China-growth

2021.3.27 시안 매장 오픈

https://www.chinadaily.com.cn/a/202103/30/WS60629653a31024ad0bab2821.html


츠타야 TV라는 OTT도 운영 중

https://movie-tsutaya.tsite.jp/netdvd/vod/top.do


츠타야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사이트

CCC https://www.ccc.co.jp/?sid=p_000_000

Azure와 2017년 이후 데이터 사이언스 작업 중 https://customers.microsoft.com/pt-br/story/843276-ccc-marketing-professional-services-azure-en-japan

매거진의 이전글프리워커스/모빌스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