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발끝만 쫓다가 잠시 고개 들어 지난 3년 돌아보기
앞선 '자기'와 '먹기'에 이어, 오늘은 입고 기저귀 떼고 씻는 과정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입기. 아가들은 뭘 입어도 예뻐서 욕심내면 참 끝이 없습니다. 출산 준비 중인 분들. 무슨 사이즈 옷을 얼마나 사두어야 하나 고민되시죠? 저희 아이들은 8월 생이고 작게 태어나서 두 돌 즈음부터 키나 몸무게가 평균 정도였어요. 그간 입힌 옷 사이즈를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더라고요.
2019.08-10 : 배냇저고리
2019.10-2020.02 : 60 긴팔 (거의 외출 안 함)
2020.03-2020.09(돌): 60-70 긴팔 반팔 섞어서 (여름 한낮엔 역시 거의 외출 안 함)
2020.09-2021.06 : 80 긴팔 + 외투 (걸음마 연습을 위해 슬슬 외출 잦아짐, 한겨울엔 패딩 슈트)
2021.07-2021.09(두 돌): 80-90 반팔
2021.10-2022.02 : 90 긴팔 + 외투
2022.03-2022.07 : 90-100 긴팔
2022.07- : 90-100 반팔 + 바람막이
옷은 아이의 체질마다 다르지만 가장 오래 자주 입는 옷은 역시 80-90 사이즈(얇은 긴팔) 같아요. 외투나 다른 사이즈에 비해 싸면 쟁여놓아도 괜찮다는 이야기. 반면에 선물을 고른다면 잠깐이어도 6-70 사이즈 귀여운 외출복이나 슈트, 80 사이즈 외투도 좋겠네요. 사용 시기가 짧아서 양육자들이 제 돈 주고 사기엔 주저되니까요. 기기 시작하고 뒤집으면 아가美(?)가 돋보여서 뭘 입혀도 예쁘긴 합니다!
두 아이가 옷과 모자와 신발까지 예쁘게 맞춰 입고 신으면 참 예쁘겠지만, 저는 줄이기 어려운 다른 비용(ex : 식비)이 너무 많이 들어서 옷은 기꺼이 얻어 입혔어요. 계절별로 당근에서 한 뭉치씩 사기도 했고요. 그런데 90 사이즈 이후엔 그게 어려워지더라고요.
키워보며 이해했어요. 본격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신발이고 옷이고 나눔 하기 민망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에요.
맞벌이에 둥이 키우다 보니 옷 사는 것도 일이라, 두 돌 이후엔 몇 개 브랜드를 뚫어서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마련합니다. 저처럼 최소한의 시간에 최대 효율로 옷 쇼핑을 해야 하는 분들을 위해 1년 이상 고정 픽인 브랜드들 정리해봤습니다. (인스타그래머들처럼 예쁘게 입히는 것도 아니면서 추천이라니 웃기긴 하는데... 다시 강조하지만, 예쁘고 싸게 사는 팁이 '아니라' 품 적게 들이면서 가성비 좋은 옷을 장만하는 루트여요.)
가성비 좋은 브랜드 딱 세 개만 꼽으라면
외출복 밀크 마일 (https://brand.naver.com/milkmile) : 돌 이후
외출복 아이 러브 제이 (http://www.ilovej.net/) : 두 돌 이후
실내복 유니프랜드 (https://www.unifriend.co.kr/) : 돌 전후
이키 (https://www.ikii.kr) : 신생아 롬퍼나 바디슈트부터 두 돌 이후까지 두루
원단이나 바느질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전 목요일 오전마다 하는 세일만 이용해요. 집에서 편하게 입히는 실내복, 모자 같은 게 유용했어요.
조아 JOA (https://pbh0070.shop.blogpay.co.kr/) : 신생아부터 5-6세까지
컬러 감각이 좋고, 원단이랑 재봉 퀄리티가 백화점 브랜드 수준인데 가격은 나쁘지 않아서 두 돌 전후까지 정말 정말 오래 많이 입혔어요. 시즌별로 며칠만 마켓 오픈해서 파셨는데 개인 사정으로 요즘은 닫아두신 것 같아요.
아베끄몽(https://avecmont.kr/) : 돌 즈음부터 4-5세
애프리콧 스튜디오(https://apricotstudios.co.kr/) : 두 돌 전후
디자이너 부모님들이 만든 브랜드입니다. 가격은 백화점 브랜드의 70% 정도인데 디자인도 독특하고 소재와 컬러감이 좋아서 시즌마다 들여다봐요. 5분 안에 완판 되어 둥이 깔맞춤은 거의 매번 실패지만 그래도 철마다 한두 벌씩 예쁜 새 옷 사주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살펴보는 브랜드예요.
ZARA, H&M, Arket, Gap 같은 SPA 브랜드 세일 (덩달아 어른 옷도 많이 사지 않게 주의!)
꼭 이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만족스럽고 믿는 브랜드를 찾으셨다면 몇 개 잘 추려서 거기만 공략해보세요. '휴우~ 뭐 입히지?' 하는 에너지가 많이 아껴지더라고요. 옷 말고도 워낙 살 것, 챙길 것이 많다 보니 구매처를 다양하게 하면 주문조회나 배송 문의 등을 할 때도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잖아요. 전 심지어 어디서 뭘 샀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이제 플랫폼 한 두 개, 브랜드 대 여섯 개로 줄였어요.
요즘 SNS 접속하면 키즈닝이나 무무즈 등등 편집샵이나 직구 샵에서 오는 푸시를 많이 받아요. 예쁜 옷도 많아 보이고요. 직구하면 더 저렴하게 세련되고 개성 넘치는 옷을 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 많은 브랜드와 아이템을 검색하고, 세일 배대지 입력하고, 사이즈 비교하고, 최저가 알아볼 짬이 없어서 언감생심입니다.
네 번째는 기저귀입니다.
아이 키우며 육아 템의 방대함에 여러 번 놀라고 좌절스러웠는데 기저귀도 그중 하나였어요. 이렇게 복잡할 줄이야! 브랜드가 다양할 뿐 아니라 각각 브랜드마다 사이즈와 라인업은 어찌나 다양하던지요.(심지어 대부분 영어와 그 외 외국어!)
후기로는 도통 감이 안 와서 직접 채워봐야 감이 왔습니다. 일단 하나로 시작해보시고 아이가 보채거나 자꾸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싶으면 검색해서 다양한 브랜드의 샘플을 확보해두셔요. 기저귀는 정말 애 바이 애라서 왕도가 없다는 말씀 밖엔...
저흰 감사하게도 기저귀 유목민 생활이 길지 않았어요. 둥이 중엔 둘이 다른 제품을 써서 각자 조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같은 브랜드에 같은 사이즈로 잘 넘어갔습니다.
시작은 하기스 이른둥이용이었어요. 하기스 네이처 메이드로 쭉 가다가 4단계쯤부터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애플크럼비, 팸퍼스, 나비잠 등을 전전하다 딱 맞는 브랜드 (중원-슈퍼대디 시리즈) 찾아서 얼마 전 졸업했습니다.
기저귀 언제 어떻게 떼야하나도 고민이시죠. 저흰 두 돌 즈음에 조바심에 한번 시도했다가 (정부의 기저귀 바우처가 두 돌까지라 비용 압박도 있고)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돌아보면 양육자가 조바심에 서둘러 시도해서 잘 된 게 거의 없어요.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인데 말은 늦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배변훈련을 억지로 하는 대신 생활공간에 유아변기를 놓고, 화장실에 발판과 유아변기를 설치하고, 배변훈련에 도움 되는 책도 갖다 놓고, 그 유명하다는 호비도 데려왔지요. 근데 반년 넘게 별 관심 없더라고요.
32개월 즈음에야 '싫어', '아니야'와 함께 '기저귀 벗을래'라고 본인들이 표현해 주었어요. 그러더니 한 달만에 낮 기저귀를 떼고, 두 달 정도 밤에 실수하더니(이 시기가 정말 피곤했습니다. 서로 짜증도 많이 내고요. 신생아 시기로 돌아간 것처럼 밤잠이 도막 나니까요. 둘이 번갈아가며 주 2-3회 실수하니 둥이 양육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통잠이 가능합니다.) 35개월 접어들면서 거의 실수를 안 하네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상당히 늦은 편이지만 수월하게 뗀 경우라고 합니다. 이제 좀 감이 와요. 우리 아이들은 뭐든 느즈막 하되 때가 되면 하는구나. 개인차가 있겠지만 기저귀 떼기는 신체 조절 능력과 언어능력을 모두 갖춰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겐 엄청난 일이니 너무 보채지 말자고요. (물론 보통일은 아니지요. 세보니 지난 삼 년 간 간 기저귀가 만 오천 장... 정도)
다섯 번째 이야기는 씻기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너무 작고 약해서 솔직히 겁이 납니다. 돌이 되었을 때 떠오른 생각은 '아, 살려냈다'였어요. 그만큼 잘못해서 어떻게 될까 염려되는 1년이었어요.
씻길 때 특히 조심스러운데요. 양육자 중에 조금이라도 기운과 배포가 큰 사람이 맡으면 좋습니다. 꼭 아빠가 아니더라도요. 아빠가 양육자로서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적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면, 이 씻기기만이라도 꼭 전담해보세요. 아이와 깊이 연결되는 소중한 시간이고, 주 양육자의 부담도 한결 덜어질 겁니다.
이 시간도 육아 템이 빠질 수 없죠. 저희는 치코 비데를 목욕할 때도 도움받고 싶어서 당근으로 마련했는데 공간이 여의치 않아 거의 쓰지 못했고요. 사진의 신생아 욕조 이후엔 무료 나눔으로 받을 수 있는 유아욕조를 써보다가 어른 욕조에 얕게 물 받아 씻기는 걸로 정착했어요. 어느 욕조 어느 순간에도 편하게 아이만 물에 둘 순 없으니 결국 씻기는 양육자의 몸만 남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이 스스로 씻을 수 있도록 조금씩 연습하고 있습니다. 선배 양육자들 말을 들어보니 아이가 혼자 샤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많이 컸구나' 실감한다던데 저희도 조만간 그 순간을 맞이하겠지요?
남은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앞으로 나누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글과 제 마음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아요.
1편 자기와 먹기 (침대 세팅, 수면교육, 이유식)
2편 입기와 씻기 (옷, 기저귀 떼기)
3편 놀기와 배우기 (걸음마, 책 육아, 몸놀이, 대화법, 몬테소리?, 야외활동 등)
4편 꿀템 (가성비, 활용기간 등)
에필로그 : 잘했군 잘했어 vs. 아쉽군 아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