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 시리즈-2] 입기와 씻기

하루하루 발끝만 쫓다가 잠시 고개 들어 지난 3년 돌아보기

by 이진희

앞선 '자기'와 '먹기'에 이어, 오늘은 입고 기저귀 떼고 씻는 과정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ioi/140


입기. 아가들은 뭘 입어도 예뻐서 욕심내면 참 끝이 없습니다. 출산 준비 중인 분들. 무슨 사이즈 옷을 얼마나 사두어야 하나 고민되시죠? 저희 아이들은 8월 생이고 작게 태어나서 두 돌 즈음부터 키나 몸무게가 평균 정도였어요. 그간 입힌 옷 사이즈를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더라고요.


2019.08-10 : 배냇저고리

2019.10-2020.02 : 60 긴팔 (거의 외출 안 함)

2020.03-2020.09(돌): 60-70 긴팔 반팔 섞어서 (여름 한낮엔 역시 거의 외출 안 함)

2020.09-2021.06 : 80 긴팔 + 외투 (걸음마 연습을 위해 슬슬 외출 잦아짐, 한겨울엔 패딩 슈트)

2021.07-2021.09(두 돌): 80-90 반팔

2021.10-2022.02 : 90 긴팔 + 외투

2022.03-2022.07 : 90-100 긴팔

2022.07- : 90-100 반팔 + 바람막이


옷은 아이의 체질마다 다르지만 가장 오래 자주 입는 옷은 역시 80-90 사이즈(얇은 긴팔) 같아요. 외투나 다른 사이즈에 비해 싸면 쟁여놓아도 괜찮다는 이야기. 반면에 선물을 고른다면 잠깐이어도 6-70 사이즈 귀여운 외출복이나 슈트, 80 사이즈 외투도 좋겠네요. 사용 시기가 짧아서 양육자들이 제 돈 주고 사기엔 주저되니까요. 기기 시작하고 뒤집으면 아가美(?)가 돋보여서 뭘 입혀도 예쁘긴 합니다!


두 아이가 옷과 모자와 신발까지 예쁘게 맞춰 입고 신으면 참 예쁘겠지만, 저는 줄이기 어려운 다른 비용(ex : 식비)이 너무 많이 들어서 옷은 기꺼이 얻어 입혔어요. 계절별로 당근에서 한 뭉치씩 사기도 했고요. 그런데 90 사이즈 이후엔 그게 어려워지더라고요.

키워보며 이해했어요. 본격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신발이고 옷이고 나눔 하기 민망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에요.


이걸 누구에게 어떻게 주겠습니까

맞벌이에 둥이 키우다 보니 옷 사는 것도 일이라, 두 돌 이후엔 몇 개 브랜드를 뚫어서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마련합니다. 저처럼 최소한의 시간에 최대 효율로 옷 쇼핑을 해야 하는 분들을 위해 1년 이상 고정 픽인 브랜드들 정리해봤습니다. (인스타그래머들처럼 예쁘게 입히는 것도 아니면서 추천이라니 웃기긴 하는데... 다시 강조하지만, 예쁘고 싸게 사는 팁이 '아니라' 품 적게 들이면서 가성비 좋은 옷을 장만하는 루트여요.)


가성비 좋은 브랜드 딱 세 개만 꼽으라면

외출복 밀크 마일 (https://brand.naver.com/milkmile) : 돌 이후

외출복 아이 러브 제이 (http://www.ilovej.net/) : 두 돌 이후

실내복 유니프랜드 (https://www.unifriend.co.kr/) : 돌 전후


이키 (https://www.ikii.kr) : 신생아 롬퍼나 바디슈트부터 두 돌 이후까지 두루
원단이나 바느질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전 목요일 오전마다 하는 세일만 이용해요. 집에서 편하게 입히는 실내복, 모자 같은 게 유용했어요.


조아 JOA (https://pbh0070.shop.blogpay.co.kr/) : 신생아부터 5-6세까지
컬러 감각이 좋고, 원단이랑 재봉 퀄리티가 백화점 브랜드 수준인데 가격은 나쁘지 않아서 두 돌 전후까지 정말 정말 오래 많이 입혔어요. 시즌별로 며칠만 마켓 오픈해서 파셨는데 개인 사정으로 요즘은 닫아두신 것 같아요.


아베끄몽(https://avecmont.kr/) : 돌 즈음부터 4-5세

애프리콧 스튜디오(https://apricotstudios.co.kr/) : 두 돌 전후
디자이너 부모님들이 만든 브랜드입니다. 가격은 백화점 브랜드의 70% 정도인데 디자인도 독특하고 소재와 컬러감이 좋아서 시즌마다 들여다봐요. 5분 안에 완판 되어 둥이 깔맞춤은 거의 매번 실패지만 그래도 철마다 한두 벌씩 예쁜 새 옷 사주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살펴보는 브랜드예요.


ZARA, H&M, Arket, Gap 같은 SPA 브랜드 세일 (덩달아 어른 옷도 많이 사지 않게 주의!)


꼭 이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만족스럽고 믿는 브랜드를 찾으셨다면 몇 개 잘 추려서 거기만 공략해보세요. '휴우~ 뭐 입히지?' 하는 에너지가 많이 아껴지더라고요. 옷 말고도 워낙 살 것, 챙길 것이 많다 보니 구매처를 다양하게 하면 주문조회나 배송 문의 등을 할 때도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잖아요. 전 심지어 어디서 뭘 샀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이제 플랫폼 한 두 개, 브랜드 대 여섯 개로 줄였어요.


요즘 SNS 접속하면 키즈닝이나 무무즈 등등 편집샵이나 직구 샵에서 오는 푸시를 많이 받아요. 예쁜 옷도 많아 보이고요. 직구하면 더 저렴하게 세련되고 개성 넘치는 옷을 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 많은 브랜드와 아이템을 검색하고, 세일 배대지 입력하고, 사이즈 비교하고, 최저가 알아볼 짬이 없어서 언감생심입니다.



네 번째는 기저귀입니다.


아이 키우며 육아 템의 방대함에 여러 번 놀라고 좌절스러웠는데 기저귀도 그중 하나였어요. 이렇게 복잡할 줄이야! 브랜드가 다양할 뿐 아니라 각각 브랜드마다 사이즈와 라인업은 어찌나 다양하던지요.(심지어 대부분 영어와 그 외 외국어!)


후기로는 도통 감이 안 와서 직접 채워봐야 감이 왔습니다. 일단 하나로 시작해보시고 아이가 보채거나 자꾸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싶으면 검색해서 다양한 브랜드의 샘플을 확보해두셔요. 기저귀는 정말 애 바이 애라서 왕도가 없다는 말씀 밖엔...

저흰 감사하게도 기저귀 유목민 생활이 길지 않았어요. 둥이 중엔 둘이 다른 제품을 써서 각자 조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같은 브랜드에 같은 사이즈로 잘 넘어갔습니다.

시작은 하기스 이른둥이용이었어요. 하기스 네이처 메이드로 쭉 가다가 4단계쯤부터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애플크럼비, 팸퍼스, 나비잠 등을 전전하다 딱 맞는 브랜드 (중원-슈퍼대디 시리즈) 찾아서 얼마 전 졸업했습니다.


기저귀 언제 어떻게 떼야하나도 고민이시죠. 저흰 두 돌 즈음에 조바심에 한번 시도했다가 (정부의 기저귀 바우처가 두 돌까지라 비용 압박도 있고)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돌아보면 양육자가 조바심에 서둘러 시도해서 잘 된 게 거의 없어요.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인데 말은 늦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배변훈련을 억지로 하는 대신 생활공간에 유아변기를 놓고, 화장실에 발판과 유아변기를 설치하고, 배변훈련에 도움 되는 책도 갖다 놓고, 그 유명하다는 호비도 데려왔지요. 근데 반년 넘게 별 관심 없더라고요.


32개월 즈음에야 '싫어', '아니야'와 함께 '기저귀 벗을래'라고 본인들이 표현해 주었어요. 그러더니 한 달만에 낮 기저귀를 떼고, 두 달 정도 밤에 실수하더니(이 시기가 정말 피곤했습니다. 서로 짜증도 많이 내고요. 신생아 시기로 돌아간 것처럼 밤잠이 도막 나니까요. 둘이 번갈아가며 주 2-3회 실수하니 둥이 양육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통잠이 가능합니다.) 35개월 접어들면서 거의 실수를 안 하네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상당히 늦은 편이지만 수월하게 뗀 경우라고 합니다. 이제 좀 감이 와요. 우리 아이들은 뭐든 느즈막 하되 때가 되면 하는구나. 개인차가 있겠지만 기저귀 떼기는 신체 조절 능력과 언어능력을 모두 갖춰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겐 엄청난 일이니 너무 보채지 말자고요. (물론 보통일은 아니지요. 세보니 지난 삼 년 간 간 기저귀가 만 오천 장... 정도)

손수건 널다보면 무념무상의 시간이 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씻기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너무 작고 약해서 솔직히 겁이 납니다. 돌이 되었을 때 떠오른 생각은 '아, 살려냈다'였어요. 그만큼 잘못해서 어떻게 될까 염려되는 1년이었어요.


씻길 때 특히 조심스러운데요. 양육자 중에 조금이라도 기운과 배포가 큰 사람이 맡으면 좋습니다. 꼭 아빠가 아니더라도요. 아빠가 양육자로서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적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면, 이 씻기기만이라도 꼭 전담해보세요. 아이와 깊이 연결되는 소중한 시간이고, 주 양육자의 부담도 한결 덜어질 겁니다.


이 시간도 육아 템이 빠질 수 없죠. 저희는 치코 비데를 목욕할 때도 도움받고 싶어서 당근으로 마련했는데 공간이 여의치 않아 거의 쓰지 못했고요. 사진의 신생아 욕조 이후엔 무료 나눔으로 받을 수 있는 유아욕조를 써보다가 어른 욕조에 얕게 물 받아 씻기는 걸로 정착했어요. 어느 욕조 어느 순간에도 편하게 아이만 물에 둘 순 없으니 결국 씻기는 양육자의 몸만 남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이 스스로 씻을 수 있도록 조금씩 연습하고 있습니다. 선배 양육자들 말을 들어보니 아이가 혼자 샤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많이 컸구나' 실감한다던데 저희도 조만간 그 순간을 맞이하겠지요?



남은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앞으로 나누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글과 제 마음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아요.


1편 자기와 먹기 (침대 세팅, 수면교육, 이유식)

2편 입기와 씻기 (옷, 기저귀 떼기)

3편 놀기와 배우기 (걸음마, 책 육아, 몸놀이, 대화법, 몬테소리?, 야외활동 등)

4편 꿀템 (가성비, 활용기간 등)

에필로그 : 잘했군 잘했어 vs. 아쉽군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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