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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May 30. 2024

<연결노트5> 감사와 칭찬 만끽하기

내가 당신의 삶에 기여할 수 있어서 나도 기뻐요.

지난 연결노트에서 비폭력대화로 풍성하게 감사하는 법을 나눴어요.

https://brunch.co.kr/@giraffesister/227

반대로 누군가 당신에게 감사하거나 당신을 칭찬할 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모든 순간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되길 바라며 써 내려가는 다섯 번째 <연결노트>입니다.


지난 연결 노트를 쓰며 몇몇 순간이 떠올랐어요. 누군가로부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어떻게 반응했더라? 과거의 저는 ‘의심(정말 저렇게까지 감사하다고?)’하고, ‘불안(뭘 더 부탁하려는 거 아니야?)’했답니다. 기억은 칭찬을 들었던 때로 확장됩니다. 더 격렬하게 부끄럽네요. ‘부인(아니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에요.)’하거나 ‘운’으로 돌리거나 ‘얼어붙어서(아, 어서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 몸 둘 바를 몰라했죠.


저는 왜 감사와 칭찬 앞에 얼어붙거나, 민망해하거나, 의심하고 불안했던 걸까요? 예전엔 제가 그런 이야기를 들을만하다는 자기 확신이 부족하기도 했고, 감사나 칭찬 이후의 기억이 딱히 좋지 않아서이기도 해요. 이후에 '그래서 말인데~'라며 반대급부가 따라온 경험이 많았거든요. 뭘 더 부탁하거나 지시하기 위한 밑밥으로서의 감사나 칭찬을 듣고 나니 아무래도 감사와 칭찬이 곱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감사와 칭찬이 워낙 오염(?)되어서 불편한 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비폭력대화를 만든 마셜도 '칭찬은 삶을 소외시키는 것'이라 말했답니다. 지배집단의 힘을 강화시키고, 신념을 유지하고 전달하는 용도로 아주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니까요.


감사나 칭찬을 들을 때 내 느낌을 확인하는 건 중요한 첫 과정입니다. '느낌'은 몸이 욕구에 기반해서 보내는 신호인만큼 감사와 칭찬이 순수한지 아닌지 아주 정확하게 구별해 내거든요. 기쁨, 쑥스러움, 불편함, 찝찝함... 뭐든 괜찮아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세요.


그다음, 우리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칭찬이나 감사가 순수하지 않게 느껴져서 불편하다면 '아 예...'하고 넘어가더라도 내면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해요. 왜 불편한지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정성, 신뢰, 돌봄, 일치, 배려... 무엇이든 수용해 주세요.

상대와 더 연결되길 원한다면 물어보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제가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어떤 점이 훌륭하다고 느껴지셨는지 궁금해요. 조금 더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라고요.


만약 칭찬이나 감사가 여러 정황상 순수한데도 불편하다면, 상대보다는 나를 더 살펴보길 권해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겠지요.

왜 다른 사람들은 나를 인정하는데 스스로는 인정하기 힘들어하는가?
상대의 감사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나의 자동반응과 과거경험은 무엇인가?
감사를 받고 불편해하는 나를 또 다른 내가 되어 지켜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순한 감사와 칭찬마저도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 보세요.

이야말로 봄봄

한 동료의 닉네임이 떠오르네요. '봄봄'이었는데 무슨 뜻인지 물어보니 '봄이 오면 그저 봄이구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지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나의 느낌과 욕구를 온전히 수용하기. 저도 그게 참 어려워서 그 닉네임을 지은 마음이 와닿았어요.


감사와 칭찬을 들었을 때 많은 상념과 장애물을 걷어내고 '내가 당신의 삶에 기여할 수 있어서 나도 기뻐요.'라고 그저 수용하는 나를 떠올려봅니다. '제 노력과 뛰어남을 알아봐 주시니 행복하네요.'라고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봄을 그저 봄이라고 느낄 수 있길 바랐던 '봄봄'처럼 말이지요.


다음 연결노트에서는 칭찬을 대신할 아주 황홀하고 에너제틱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우리를 더 깊이 연결시켜 주고, 삶의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만드는 아주 멋진 도구예요. (뭘까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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