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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Jul 09. 2024

<연결노트6> 일상에서 축하 쌓기

우리의 삶을 빛내줄 순간순간들

지난 연결노트는 '감사와 칭찬 만끽하기'였어요.

https://brunch.co.kr/@giraffesister/229

글을 마무리하며 칭찬을 대신할 황홀하고 에너제틱한 방법을 알려드리겠다고 했지요.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연결도구는 바로 '축하'입니다.


우리는 주로 이럴 때 축하를 떠올립니다.

생일, 환갑, 입학, 졸업, 승진, 합격

마치 어떤 성과를 이루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축하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꽃도 있어야 할 것 같고, 풍선도 달아야 할 것 같고, 값비싼 선물도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그런 장치들이 축하를 더욱 빛나게 해 주지요. 하지만 제가 제안하는 '축하'는 수시로 아주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상의 축하입니다. 하이파이브 한 번, 짧은 탄성, 동그랗게 눈을 크게 뜨며 마주 보기 같은 것들요.


칭찬을 축하로 바꾸면 의외로 의식이 간명해집니다. 많은 전문가가 어떻게 칭찬해줘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축하해라.’, ‘구체적인 행위를 칭찬해라.’, '먼저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제안을 덧붙여라' 같은 팁들, 많이 들어보셨지요. 막상 하려면 어색하고 복잡하지 않나요? 과정은 어땠고, 구체적인 건 뭘 이야기해 줘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성적인 칭찬 대신, 순간의 감각을 떠올려 볼까요? 우리 팀 막내가 밤새 준비하던 프레젠테이션을 무탈하게 끝낸 그 순간, 몇 번이고 숙고해서 올렸는데 반려되었던 문서가 최종결재자의 승인을 얻는 그 순간, 아이가 입술을 모으고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그림을 마무리한 순간, 캠핑가서 여기저기 휘청이고 삐져나가는 대를 연결해서 텐트 치기에 성공하는 순간!


우리는 생각에 가로막혀 이런 빛나는 순간의 기쁨을 놓치곤 합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맞아, 그때...'라며 아득하게 회상하고 있진 않으세요?


축하를 장전해 뒀다가 '엄마! 저 해냈어요!'하고 고개를 드는 그 순간, 발사하셔야 합니다.


어떤 행동이나 노력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때, 놓치지 말고 표현해 보세요. 그 순간 나 혹은 축하의 대상인 누군가와 함께 머물러 주세요. 상대에 대한 인정과 수용이 기본입니다. 이런 축하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의 존엄성, 자유, 유대감을 북돋워 줍니다. 가치를 평가하거나, 또 다른 수행을 하게 만들려는 의도 없이. 내가 너에 비해 더 잘 알고, 더 잘하며, 이미 경험했다는 우월함을 전제로 하지 않고 건네는 순수한 축하요.


꽃이나 거창한 말, 풍선은 필요 없어요. 몸이 먼저 반응하게 놓아두세요.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지시나요? 소리를 질러도 좋아요. 조금 방방 뛰어도 좋겠어요. 때로는 그저 어깨를 토닥여봅니다.


저는 지금, 이 글로 우리가 연결된 이 순간을 축하하고 있어요. 일상의 축하로 여러분의 삶이 크고 작게 빛나는 상상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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