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체험 <극과 극>
‘공유경제가 대세라지만 이제 근무공간까지?’
뉴욕에 본사를 둔 ‘WeWork’가 한국에도 들어왔다는 기사를 읽었다. 멀리 태평양을 건너 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내 주변에 안 보이니 실감이 안 났다. 그저 강남이나 광화문의 잘 나가는(?) 직장인들 이야기라 여길 뿐.
하지만 올해 4월 (구)HP건물에 여의도점이 문을 열었다하고, 지나면서 간판까지 보니까 내심 궁금했다.
맥도널드가 전세계에 같은 음식과 환경을 제공하듯이 위워크는 뉴욕 사무실을 전 세계에 옮겨 놓겠다는 건가?
궁금증은 직접 가서 보고 경험하며 풀어야 제 맛! 우선 가볍게 나홀로 투어를 한 후, ‘이건 동료들과 같이 보면 더 좋겠다’ 싶어서 모 팀장님에게 단체투어를 제안했다.
마침 그즈음 부서를 옮겼다. 새로이 배정받은 자리에 가보니 뭐가 뚝뚝. 파티션엔 요상한 무늬가 있고, 여기저기 뻑뻑한 원형 자욱.
그렇습니다! 2018년 현재, 사무실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었던 것.
종이컵을 낙수지점에 맞춰 놓고, 그나마도 똑똑 물이 튕기니 휴지를 반 정도 채워두어야 했다. 그렇게 4~5개 정도 설치하다 포기했다. 물이 제 멋대로 떨어졌고, 저 천장엔 석면이 여전히 남아있으니 물의 성분도 정확히 알 수 없는데다가 언제 고쳐질지 장담할 수 없으며 비가 오면 떨어지는 물의 양은 더 늘어날 거라고.
반 강제로 공유경제를 실천하기 위해 노트북을 들고 전전하던 차에 위워크에 들어서니, 이건 뭐 비교체험 극과 극.
위워크가 있는 HP건물도 오래된 건물이건만... 단순히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이 문제가 아니라 일과 사람, 공간에 대해 어떤 개념을 가지고 접근하냐가 관건이었다.
위워크는 1인실에서 30인실(혹은 그 이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나는 프로그램 스텝들을 생각하며 6~8인실을 살펴봤다.
층별로 같이 일할 공간과 각자 집중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골고루 있었다. 업무와 각자의 성격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선택하며 일하는 상상을 해 본다. (회의실에서 떠들썩하고 재미있게 회의하다가, 그 아이디어를 각자 품고 조용히 원고와 기획안을 쓰거나 선곡하는 아름다운 풍경)
멤버십이 있으면 서울은 물론 전세계 어느 지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파트너들과 관계 안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이 또한 매력적이겠다.
더불어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게 이 공간의 모토. 일상업무 중에 동선이 자연스럽게 겹칠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때때로 파티나 이벤트 등을 열어서 네트워크를 북돋는다고 한다.
예상한대로 사무가구는 전세계 지점이 동일하다고한다. 로비에 흐르는 음악까지도.
매니저 분의 안내와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비어있는 한 사무실에서 길 건너 회사가 보인다.
회사가 여러가지 면에서 전보다 나아지려고 노력 중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 수단과 발법으로서 조직이나 제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간’이나 ‘밥’처럼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환경변화가 의외로 혁신을 이끌지도! 결국 그게 사람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니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멋진데?’에서 그치지 않고, 내면과 태도의 변화로 이어졌으면하는 바람과 함께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