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와 오지은의 여행 에세이
여행 에세이는 손이 잘 안 갑니다.
1. 솔직히 질투부터 나고요 (우와, 여행 가서 좋겠다)
2. 가본 곳은 가본대로 무료하고 (응, 맞아. 그래)
3. 안 가본 곳은 안 가본대로 무료하며 (응? 감 안와)
4 작가를 모르면 그나마의 감상도 감흥이 없어요 (아, 예... 그러셨구나)
허나 한동안 여행 갈 일이 없고, 가본 곳과 가보고 싶은 곳이 두루 섞여있으며, 이전 책을 읽어서 조금은 가까운 느낌이 드는 작가들이라 여행 에세이 두 권을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1. 마스다 미리의 만화 에세이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저자는 미뤄두었던 여행을 더 늦기 전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나중을 기약'하기보다 지금, 용기내기로 한 거죠.
그렇다고 지구 반대편으로 혈혈단신 떠나긴 쉽지 않습니다. 그녀의 선택은, 패키지여행! 편의는 누리되 혼자만의 시간을 지켜냅니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확보한다든지, 자유시간에 일행들을 어떻게 대할지 고민하는 마스다 미리의 모습에 빙긋 웃음이 지어집니다.
단체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는 세심한 배려와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노하우도 사이사이 도드라집니다.
그녀가 건강하게 여행을 이어가길. 언젠가 그 소소한 이야기들을 또 들려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읽고 나니 기분이 표지처럼 노랑노랑 합니다.
#2. 오지은의 유럽 기차 여행기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이런 나'가 어떤 나인지는 오지은 작가의 이전 책들에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책은 그녀가 홀로 다녀온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기입니다.
북유럽에서부터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까지. 좋다는 코스를 나름 신경 써서 골라갔지만 그녀의 여정은 마냥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마치 유튜브의 실패기 영상처럼 우여곡절을 겪지요.
그렇다고 우울하지만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찾아내고 그에 감사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일상 같아서요.
빼어나게 관찰하고 섬세하게 서술해주어, 순간의 감정들을 우리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어 고마워요.
그런 그녀도, 이런 나도... 생긴 그대로 있는 그대로 가끔은 즐거울 수 있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