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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Jun 09. 2019

모빌리티, 플랫폼 그리고 서비스

TURO의 서비스 경험 이야기

국내에는 대표적인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UBER, LYFT, GRAB 정도가 널리 알려진 기업들이지만 카셰어링에 한해서는 미국의 TURO와 GETAROUND는 제법 알려진 카셰어링 기반 모빌리티 기업이다. 국내로 비교하자면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차량 공유 기업과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부 유사한데 다른 점이라면 국내 업체는 법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업체가 차량을 소유하고 제공하는 반면에, TURO와 GETAROUND는 업체가 소유하지 않은 채 해당 국가의 개인이 플랫폼에 차량을 등록하고 공유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TURO 서비스를 좀 더 이야기하자면 TURO는 자신들을 "The Airbnb of Cars"으로 소개한다. 차를 소유한 사람은 플랫폼에 차를 등록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적절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플랫폼은 이런 차량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 차의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에 필요한 규칙과 중개 역할을 제공하며 수수료를 받는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롭게 정해져 있는 규칙 내에서 거래를 하고 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형태를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URO의 CEO Andre Haddad. 뒤에 포르셰, 테슬라 등을 TURO에 본인 계정으로 차를 등록해둬서 빌려볼 수 있다


TURO의 서비스 특징을 살펴보면 TURO의 대여 금액 단위는 1일 단위(최소 1일부터 대여)로 이는 공급 관점에서는 작은 수익을 위해 빈번하거나 불규칙한 대여 기간을 제공하기보단 한 번의 공유에도 충분한 수익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보장되며 수요 관점에서는 주로 여행지에서 2~3일의 대여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TURO의 가장 큰 시장은 LA,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이며 모두 여행지라는 특성이 있다. 이들 지역에는 공항 발렛도 제공된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TURO 관련하여 깃헙에 공개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차량 외관과 색상과 관련된 데이터 테이블이 꽤 정교한 걸 알 수 있는데 이는 공급 관점에서 차량 소유자들이 가진 모든 차 하나하나를 상품화하게 만드는 장치다. 거리에 수많은 차량들 하나하나가 가치있는 상품으로 표현되게끔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실제 TURO 리포트에서도 차량 색상과 차량이 버는 수익의 연관성이 있다. 수요 관점에서 다양한 차량을 골라 이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일반 렌터카 업체가 제공하지 않는 차별화된 경험이며 이는 타인의 차를 굳이 빌려야 하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해주고 공유라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경험을 희석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이런 장치들에 불구하고 TURO가 갖는 서비스상 불안적인 구조는 무엇일까. 다름이 아니라 업체가 아닌 개인과 개인이 상품을 주고 받는 과정에 있다. 이는 업체 관점에서는 매우 리스키한 요소인데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업체가 관리할 수 없는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이렇게 관리되지 못하는 '개인'은 매우 불확실한 요소인데 플랫폼에서 이들 '개인'은 또 다른 '개인'이 경험하게 될 서비스의 퀄리티를 좌우하여 사용자의 재사용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처음 대면하는 순간은 이 서비스에서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이를 중간에서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플랫폼 또한 매우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일례로 TURO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차량 소유자가 대여자의 위치로 차를 배달해주고 차를 전달할 때 대여자에게 같이 차를 타고 차량 소유자의 집까지 데려다주고 가달라는 부탁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데 이 행동이 대여자가 차량 소유자를 평가할 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업체 입장에서 '개인'이란 종잡을 수 없는 요소다. UBER도 유사한 리포트가 있는데 운전자와 탑승자가 만나는 과정이 서비스 흐름상 불안 요소가 가장 커지는 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 TURO가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들의 서비스를 보면 몇 가지 해답을 알 수 있는데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안심할 수 있는 정보를 사전에 상세히 알려주거나('내 위치 상대에게 공유하기', '예약 요청/체크인/시간연장과 같은 '개인'의 행동을 시스템 메시지가 표현' 등), 차를 주고 받는 역할을 TURO가 대신하여 발렛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아예 둘이 만나지 않고도 차를 주고 받도록 무인 차량 제어 기능(차량 제어가 가능한 하드웨어 기기인 TURO GO 설치, 차량 제조사와 차량 제어가 가능하도록 API 연동 제휴)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의 기능(노력)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거나 사용자가 느낄 불쾌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적으로 플랫폼의 불안 요소를 해소하고 사용자의 재사용률을 높여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차량 소유자 입장에서 플랫폼에 차량을 등록하고 지속 공유를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며 차량 대여자 입장에서 불쾌감을 느끼지 않고 일관된 사용 경험을 느끼는 기능을 한다.


정리하면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개인'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에서 자신들의 서비스가 플랫폼의 역할을 잘 하는지를 우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상호간에 충분히 서비스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중개자는 서비스화된 틀과 규칙을 제공하고 각 플레이어가 충분히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개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는 그 '개인'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일관되게 행동하게 만드는지가 핵심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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