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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Jun 07. 2020

사업을 생각하는 제품 관리자란

O2O 기업의 제품 관리자로 일하면서 생각하는 것들

일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 기업이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내가 속한 기업과 제품은 어디에 강점이 있고 어느 산업군에 속해 있는지.. 뭐 이런 것들을 때때로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제품 관리 역할을 하다보면 맞딱뜨린 문제들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다보면 결과적으로 내가 풀려고 하는 문제가 이전의 생각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내 경우를 얘기해보면, 다양한 사업부서를 갖추고 있고 이들로부터 끊임없이 요청이 들어오는 O2O 제품 관리 부서에 속한다. 여기에서는 각 사업부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결해주게 전체 기업에서 우선순위가 높다. 제품이 독자적으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거나, 더 멋진 디자인을 제공해주는 것은 언제나 우선순위가 뒤쳐진다. 그리고 기업이 요구하는 것도 그러한 멋진 고객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사업이 원하는 문제를 적은 비용으로 빠르고 확실하게 달성하는게 더 우선순위가 높다. 그래서 앱을 개발하거나 업데이트하는 일은 어찌보면 제품에서는 가장 중요하지만, 기업에서는 부차적인 일이다.


밖에서 볼 땐 몰랐지만 안에서 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


실무 이야기를 잠시 하면 앱 업데이트에 각 사업부서가 요구하는 요청사항이 반영되어 해당 일자에 맞게 출시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애플이나 구글의 플랫폼을 통해 관리되는 앱이란 툴은 영 유연하지가 못하다.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앱이란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해당 플랫폼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조건들 (대체로 개인정보, 계정, 결제 방식, 디바이스와의 관계들..)을 항상 갖춰야 하는데 새로운 기능을 출시할 때는 이런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는 것조차도 작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만일 플랫폼의 심사가 지연되어 사업이 요청한 일자를 맞추지 못한다면.. 이때는 누구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기획자들끼리 자주 하는 말인데 제품 관리자는 제품, 사업, 운영 부서 그리고 고객까지 모두가 행복해지는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사업부서가 지속 요구하는 것을 달성하는 방식은 플랫폼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기업이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다. 특히, 고객을 유도하고 이벤트 페이지로 전환시키고, 특정 쿠폰을 발행하고, 특정 상품들을 판매하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을 할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개발 용어로는 앱 내에서 활용하는 웹뷰(앱 내 웹페이지)에서 화면들을 구성하고, 이벤트의 조건에 해당하는 것들을 api나 서버 개발로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속한 제품 관리 조직은 앱의 화면, 디자인이나 버튼의 인터랙션같은 일들은 되도록 제품 디자이너에게 위임한다. 이런 영역도 물론 고객객과 접점이 되는 지점이라 중요한 일이지만 디자인 조차도 사업의 요구사항을 달성하는데 충분한지를 고민하는게 우선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론적인 얘기인데 O2O나 플랫폼 서비스들의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런 사업들은 결국 뒤에 O, 오프라인을 어떻게 온라인화하여 관리하는지가 사업에 큰 역할을 한다. 가령, 쿠팡이 고객이 주문한 로켓배송 물건을 어느 창고에서 관리되고 이를 어떻게 이동시켜 배달하는지를 온라인으로 잘 관리되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사용되는 자원은 대체로 비용이고 이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이러한 서비스들의 뼈대를 이룬다. 이런 관리를 위해서는 자원들이 측정되어야 하고, 다시 데이터화되어서 지표로 관리되어야 한다. 사업에서 특히 큰 영향을 주는 자원들을 측정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지표로써 볼 수 있어야 사업의 전략과 로드맵을 결정할 수 있다. 추상적인 설명이지만.. 기업에서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준다면 추상적인 것조차도 측정되고 판단할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제품 역시 위 로드맵과 사업의 전략을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아 이를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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